세계일보가 주최한 이번 대회는 지난 5월 23일~6월 1일 서울 금천구청 금나래아트홀에서 열렸다. 피아노·바이올린·첼로·비올라 4개 부문에서 고등부와 중등부로 나뉘어 경연을 치렀으며, 총 156명이 참가했다. 심사위원단은 “전체적으로 기량과 음악적 성숙도가 매우 뛰어난 학생들이 많아서 우열을 가리기가 힘들었다”며 “참가자들의 수준이 전체적으로 상향 평준화됐음을 여실히 느낄 수 있었고, 모두 개성 있고 인상 깊은 연주를 들려 주었다”고 평가했다. 시상식은 20일 세계일보 유니홀에서 열린다.
다음은 각 부문 1등을 제외한 수상자 명단
◆고등부
△피아노: 2등 임서준(선화예고1) 3등 조우영(서울예고3)
△첼로: 2등 이서영(서울예고2) 3등 이정아(서울예고1)
△바이올린: 2등 구혜인(서울예고3)·김하늘(서울예고2) 3등 장예지(서울예고2)
△비올라: 2등 심정우(서울예고3) 3등 정현진(서울예고3)
◆중등부
△피아노: 2등 이혜은(홈스쿨) 3등 김준형(덜위치국제학교)
△첼로: 2등 이소민(홈스쿨) 3등 박지희(예원학교3)
△바이올린: 2등 김동주(선화예중3) 3등 이한솔(선화예중3)
△비올라: 2등 안세훈(예원학교3) 3등 강준경(선화예중3)
송은아 기자 sea@segye.com
◆부문별 1등 수상자 소감
곧 있을 학교 실기 시험을 앞두고 경험 삼아 오른 콩쿠르 무대에서 이렇게 1등이라는 좋은 결과를 얻게 되어 정말 기쁩니다. 고맙습니다. 뒤티외 소나타라는 곡을 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데다 아직 무대 경험도 많지 않아 몹시 부족한 저였지만, 이번 콩쿠르 기간 동안 끊임없는 노력과 선생님의 지도로 무대에서 ‘나 자신’을 더 잘 표현하는 법을 알아 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좀 더 완성도 높고 성숙한 음악에 다가갈 수 있도록 이끌어주신 저희 선생님과, 뒤에서 항상 도와주고 응원해 주시는 부모님께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더 좋은 음악가로 성장하기 위해 꾸준히 나아가고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콩쿠르 준비 기간도 짧고 급하게 본선 곡을 바꿔서 여러모로 힘든 가운데 이렇게 큰 상을 받게 되어 더욱 기쁩니다. 먼저 끝없는 열정과 정성을 다해 지도해 주시는 남카라 선생님께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음악에 대한 내 감정을 어떻게 잘 전달할까 고민이었고, 집중력과 곡에 대한 음악적 이해 사이에서 많이 힘들었습니다. 분명한 건 노력한 만큼 완성도 높은 음악이 된다는 사실을 깨치게 됐다는 점입니다. 앞으로도 성실하고 겸손한 연주자가 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번 세계일보 콩쿠르에서 수상의 기쁨을 누리게 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본선에서 전곡을 연주해야 했기에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부담이 컸는데 무사히 연주를 마치게 되어 정말 기쁘고, 이번 기회를 통해 한층 더 성장하게 된 것 같아 행복합니다. 앞으로 더 겸손한 자세로 성실하게 연습하여 사회에 희망이 되고 도움이 되는 음악인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항상 저를 믿고 이끌어주시는 이재은 선생님과 강지윤 반주 선생님께 감사드리며, 응원해주신 가족과 친구들에게도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도전하는 것만으로도 큰 의의를 둔 세계일보 콩쿠르에서 1등을 하게 되어 영광입니다. 콩쿠르를 준비할 때면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힘이 들고 어려울 때가 많지만, 배워가는 즐거움과 음악적으로 성장하는 기쁨이 크기에 계속해서 도전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항상 끝없는 사랑으로 성장할 수 있게 이끌어 주시는 선생님, 무대에서 같이 호흡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는 반주 선생님, 그리고 곁에서 지켜보고 함께해 주시는 부모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아직은 많이 부족하고 배워갈 점들도 많기에, 초심을 잃지 않고 꾸준히 노력하여 성숙하고 저만의 개성이 담긴 진솔한 연주를 하고 싶습니다. 앞으로 좋은 음악을 연주하고 사랑을 함께 나누는 음악인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많이 부족한 저에게 세계일보 콩쿠르 1등이라는 큰 상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본선 곡인 쇼팽 곡을 연습하면 할수록 어려워서 연습을 뒤로한 채 악보 공부를 다시 하기도 하였습니다. 매번 떨리는 무대 위에서 이번만큼은 자유롭게 즐기고 싶은 바람이 이뤄진 것 같아 정말 기쁩니다. 음악으로 인해 낙심하고 방황하기도 하였지만 다시 제 자신을 붙잡게 해준 것 또한 음악이었습니다. 이 길을 걷게 지도해주신 선생님과 항상 행복하게 피아노를 대할 수 있게 도와주신 부모님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피아노와 제가 하나 되는 순간까지 마음을 다해 연주하는 음악가가 되겠습니다.
1등이라는 큰 상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항상 음악과 노래를 생각하며 연주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음악을 공부하면서, 기쁘거나 힘든 순간에 늘 함께해주시는 가족과 선생님들께 정말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저를 성장하게 해주는 이 모든 순간들을 기억하면서 앞으로 저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연주를 들려주고 마음을 아름답게 만들어줄 수 있는 피아니스트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처음으로 참가한 세계일보 음악콩쿠르에서 1등이라는 큰 상을 받게 되어 진심으로 기쁩니다. 이 모든 영광을 하나님과 부모님, 그리고 장형원 선생님께 돌립니다. 첼로를 통해 크고 작은 실패를 경험했는데 그때마다 너의 인생은 기니까 일희일비하지 말고 매일 꾸준히 성실하게 하라는 선생님의 말씀 덕분에 흔들리지 않고 다시 일어설 수 있었습니다. 본선을 위해 준비한 곡을 연습하면서 표현하고 싶은 감정이 있었는데 원하는 소리로 안 나올 때가 가장 속상했습니다. 하지만 선생님께 다양한 첼로 테크닉을 배우면서 하나둘씩 완성되는 과정을 겪으면서 기쁨을 느끼게 되었고, 본선 무대에서 곡의 전부를 거의 다 연주할 수 있도록 해주어서 무대에서 마음껏 표현해볼 수 있었던 경험이 저에게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앞으로 기초를 더 열심히 공부해서 훌륭한 연주자뿐만 아니라 훌륭한 선생님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예원학교에 입학하여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중학생으로서 자리 잡아가고 있을 때 이렇게 권위 있는 세계일보 콩쿠르에서 1등을 하게 되어 무척 기쁩니다. 이번 콩쿠르를 준비하며 여려움도 많았습니다. 항상 최상의 조건으로만 연주할 수는 없는 것이고, 항상 만족스러운 환경일 수는 없을 것이기에 매 순간 겸손하게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홍지혜 선생님의 당근과 채찍이 저에게는 큰 약이였습니다. 또한 항상 저를 응원해 주시고 사랑으로 격려해 주시는 가족과 교회 선생님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앞으로 해보고 싶은 곡이 많습니다. 테크닉과 음악에 대한 열정을 더욱더 키워 내가 연주하고 싶은 음악,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음악을 마음껏 연주할 수 있는 연주자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앞으로의 제 모습을 기대하며, 다시 한번 홍지혜 선생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부문별 심사평
■ 피아노-테크닉·완성도 높아… 음악의 순간 즐기길
고등부 53명, 중등부 16명의 학생이 예선에 참가하여 이 중 고등부 17명과 중등부 7명이 본선에 진출했다. 전체적으로 기량과 음악적 성숙도가 매우 뛰어난 학생이 많아서 우열을 가리기가 힘든 콩쿠르였다. 난도 높은 곡들을 우수한 테크닉과 곡에 대한 열정으로 완성도 높은 연주를 보여준 모든 참가자에게 진심어린 박수를 보낸다.
몇 가지 조언한다면, 음악적 긴장(tension)이 신체적 긴장이나 소리의 긴장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며, 음악의 순간(moment)을 더욱 즐길 수 있기를 바란다. 인생에서도 미래를 계획하기 위해 현재의 순간들이 희생되는 경우가 많은 것처럼, 음악에서도 순간순간 더 느끼고 표현할 수 있는 부분들이 앞에 다가올 프레이즈들만 생각하느라 무심코 지나쳐지지는 않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또한 어린 나이에 높은 궤도에 오른 학생들이 쉽게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고 그 이상의 발전을 꾸준히 지속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다양한 문화 예술적 경험을 쌓아 스스로에게 영감을 줄 수 있는 기회를 자주 만들기 바란다.
앞으로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어린 연주자들이기에 세월을 통해 얻어지는 연륜과 원숙미로 배움의 자세를 잃지 않는 깊이 있는 겸손한 음악가들이 되길 기대한다. 부디 여러분의 젊은 날을 잊지 않고 기억하기를.
이승혜 가천대
■ 바이올린 -고난이도 레퍼토리 전반적으로 잘 소화
예선에서 중등부 학생들의 참여가 저조하여 아쉬움이 있었으나, 전체 참가 학생들의 기량은 훌륭했다. 단 고등부 푸가(Fuga)의 화음이 연속적으로 나오는 부분에서 부자연스럽고 거친 소리가 많이 났고, 중등부 루레(Loure)에서 음악적 흐름이 부자연스러운 연주가 많았다. 바이올린은 단선율 위주의 악기적 특성상 화음이 나오면 불편하고 어렵게 느껴지기 마련이나 화음도 선율적으로 풀어서 중요한 멜로디 라인을 먼저 이해하고 표현해 나가는 점에 주력하고, 화음을 낼 때는 힘이 아니라 활의 팔꿈치 높이를 정확하게 안착시킨 뒤 활 속도와 비브라토를 살짝 이용해 소리의 울림을 최대한으로 끌어내는 연습을 권장한다.
김성혜 국민대 교수
■ 첼로-기량·표현력 균형 이뤄야 훌륭한 연주 가능
2018년도 세계일보 음악 콩쿠르 첼로부에 출전한 중·고등부 청소년들은 예선 본선에서 모두 각자의 노력과 개성이 점철된 인상 깊은 연주를 들려 주었다. 본선에서 다비도프 협주곡을 연주한 중등부 배지연 학생은 건강하고 윤택한 음색으로 테크닉과 음악성이 잘 구비된 뛰어난 연주를 하였고, 이소민·박지희 학생 역시 각각 로코코 바리에이션과 드보르자크 협주곡을 출중한 솜씨로 여유 있게 이끌어갔는데, 곡의 후반으로 가며 점차 집중력이 흔들리는 아쉬움이 있었다.
고등부 최연우 학생과 이서영 학생은 로코코 바리에이션 연주에서 풍부한 음악적 표현과 섬세한 테크닉이 돋보였다. 다만 보잉에서 활과 줄 사이의 밀착도를 높이고 비브라토를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었다면 더욱더 호소력 있는 울림이 가능해져서 표현의 격을 드높일 수 있었겠다. 하이든 D장조 협주곡을 단아하게 연주한 이정아양에게도 동일한 조언을 주고 싶은데, 활 사용을 가급적 브리지 가까이에서 하는 습관을 키운다면 큰 공간에서도 시원하게 잘 울리는 소리가 가능했을 것이다.
윤영숙 서울대 교수
■ 비올라-탄탄한 기본기·고유한 음악성 느껴져 기대
올해 비올라 부문의 인상적인 면을 꼽자면 고등부의 높은 수준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이는 이미 예선 때부터 예견되었는데, 예선 통과자들뿐 아니라 많은 참가자들의 수준이 전체적으로 상향 평준화되었음을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본선에 오른 4인의 연주자들은 모두가 탄탄한 기본기와 본인만의 고유한 음악성을 가지고 있어 앞으로 성장이 더욱 기대되었다. 그날의 컨디션과 약간의 완성도 차이, 연주 스타일에 대한 듣는 이의 취향이 어우러져 결과적으로 등수가 결정되었을 뿐, 사실 모두가 탄탄한 연주력의 소유자였음은 의심할 나위가 없다.
그에 반해 중등부는 약간의 아쉬움이 남는 경연이었다. 본선 진출자 세 명 모두 나이에 비해 성숙한 음악성을 가지고 있고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이 엿보였으나, 곡에 대한 준비나 기본적인 자세 등에 있어서는 다소 아쉬움이 남는 연주였다. 1위 연주자는 확신에 찬 표현력으로 곡에 대한 전반적인 느낌을 잘 살려내었다. 아무쪼록 모두가 이번 한 번의 결과에 연연하지 말고, 이번 경연을 통해 앞으로 더욱 정진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바이다.
윤진원 경희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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