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차문호)는 21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대마)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영화감독 신모(37)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뒤집고 징역 3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마약류인 대마를 밀수입하는 행위는 국민의 건강과 사회적 안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재범 위험성이 높다는 점에서 신씨의 죄책이 무겁다”고 판시했다. 이어 “신씨는 수사 단계에서부터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자신의 범행을 부인하면서 다른 사람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질타했다.
재판부는 다만 “신씨가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고 수입된 대마의 양이 비교적 소량인 점, 전량 압수돼 실제로 유통되거나 대마 흡입에 사용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신씨는 지난해 10월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해외 체류자와 함께 대마 9.99g을 스페인발 국제우편을 통해 국내로 밀반입하기로 공모했다. 신씨는 우편물 배송지로 자신의 소속사 주소를 적었다. 수취인 이름은 본명 대신 별명을 기재해 자신이 특정되지 않도록 했다. 해당 우편물은 그해 11월 인천공항을 통해 국내에 밀반입됐다.
첩보를 입수한 검찰은 우편물을 확보한 뒤 택배 직원으로 가장, 신씨 소속사 대표에게 전달했다. 이어 수취인란에 적힌 별명이 누구를 가리키는지 수사를 벌인 끝에 신씨임을 확인하고 붙잡았다.
원심은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신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항소심은 신씨 작업실에서 일반적으로 대마 흡연에 사용되는 도구가 발견된 점 등 여러 증거를 종합하면 신씨의 혐의가 넉넉히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배민영 기자 goodpoin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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