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별예선 경기를 끝낸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농구 단일팀 남측선수단 가드 박혜진(28·우리은행·사진)의 투지는 요즘 누구보다 뜨겁다. 진정한 승부인 결승토너먼트에서 자신이 팀의 에이스임을 보여주고 싶기 때문이다.
여자농구 단일팀은 21일 열린 인도와의 경기에서 104-54로 완승하며 조 2위로 8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그러나 단일팀이 구성되기 전까지만 해도 대표팀의 확고한 에이스이던 박혜진은 이 과정에서 큰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인도네시아, 인도 등 약팀과의 경기에서는 무난한 성적을 기록했지만 정작 중요했던 대만전에서는 슈팅이 계속 림을 빗나가며 팀이 85-87로 패했다. 이 경기에서 박혜진은 8득점만을 기록했다. 아쉬움이 남지 않을 수 없었다.
불편한 환경, 생소한 아침 경기 등 슈터로서 핑곗거리는 많았다. 하지만, 박혜진은 핑계 대신 다짐을 선택했다. 조별예선을 모두 끝낸 그는 “대만전은 내가 부족해서 팀이 졌다고 생각한다”면서 “이제는 내가 못하면 팀이 지는 단계에 왔다고 생각한다. 책임감을 가지고 하겠다”고 다짐했다.
무엇보다 결승 토너먼트에서는 박혜진의 외곽지원이 절실하다. 8강, 혹은 4강부터는 WNBA에서 활동 중인 박지수(20·라스베이거스)가 합류할 수 있다. 예선전에서 뛰어난 득점력을 보여준 로숙영(25)과 함께 인사이드도 든든해졌다. 그런 만큼 외곽에서 많은 찬스가 날 수밖에 없다. 박혜진이 이 찬스를 득점으로 연결한다면 단일팀의 전력은 배가된다. 박혜진도 “외곽에서도 큰 선수가 안에 있으면 편하게 슛을 쏠 수 있다. 플러스 요소가 많을 것 같다”고 밝혔다.
애초 센터 없는 토털농구로 대회 초반을 나섰던 단일팀은 신장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강한 전방압박 수비를 준비해왔고 예선 마지막 경기인 인도전에서 이를 부분적으로 가동했다. WKBL에서 활동량으로는 첫손에 꼽히는 박혜진은 수비에서도 선봉을 맡는다. 그는 “강한 전방압박은 요즘 추세다. 이문규 감독님도 타이트한 수비를 원한다. 이제는 토너먼트다. 보여드리겠다”며 전의를 불태웠다.
자카르타=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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