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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온라인몰, 지마켓 계정 '990여만개' 거래…"해킹이 아니라고?"

입력 : 2018-08-23 08:00:00 수정 : 2018-08-23 00: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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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알리바바 그룹이 운영하는 오픈마켓 타오바오에서 국내 온라인 쇼핑몰 지마켓 계정을 거래하는 페이지가 발견됐다.

페이지는 시간이 지난 뒤 삭제되었지만, 대놓고 개인정보를 거래한 첫 번째 사례라는 점을 토대로 우리나라 업체들의 강력한 대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킹이 아니라는 지마켓 측의 해명을 네티즌들이 전혀 믿지 않는 분위기도 관찰된다.

22일 오후 5시쯤 타오바오의 한 페이지에서 게시자는 지마켓 계정 1개당 10위안(약 1640원)을 받고 팔고 있었다. 거래 후기는 1638개, 거래 횟수는 2200회가 넘었다.

 

지마켓 계정 1개당 10위안(약 1640원)을 받고 파는 페이지. 타오바오 캡처.


1인당 얼마나 바구니에 담을 수 있는지 알고자 ‘+’ 버튼을 누르니, 200개가 넘었는데도 제한 메시지가 나타나지 않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로그인 후라면 다를 수 있지만, 최소한 거래 횟수보다 더 많은 계정이 팔렸을 거라는 점은 추측할 수 있다. 페이지를 마지막으로 확인했을 때 남은 계정 개수는 990만개가 넘었다. 일각에서는 처음에 올라온 계정을 1000만개 규모로 예상했다.

양심의 가책 없이 계정에 만족해하는 네티즌들 반응도 관찰됐다. 일부 네티즌들은 거래 후, 지마켓 계정을 이용한 케이블채널 Mnet의 ‘프로듀스48’ 투표 인증화면까지 후기에 올려놓았다. 지마켓 계정으로 해당 프로그램 참가자를 투표할 수 있다.

그동안 중국에서 한국 사이트 계정이 음지에서 거래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공개된 사이트에서 개인정보가 거래된다는 사실이 밝혀진 건 처음이다.

 
지마켓 계정 구매 후기. 타오바오 캡처.


지마켓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는 과거에도 개인정보 유출 피해를 당한 적 있다. 2008년 옥션에서 1000만건 이상의 회원 정보가 유출된 데 이어 2014년에도 이베이 본사가 관리하는 회원 정보가 대량으로 빠져나갔다.

이베이코리아 관계자는 타오바오 거래 사실을 처음 보도한 매체에 “지마켓뿐만 아니라 국내 많은 쇼핑몰 아이디가 중국에서 거래되는 것으로 안다”며 “해킹이라기보다 국내 계정 정보 대부분이 유사하다 보니 대조해서 맞춰진 계정들이 판매되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지마켓 측은 해킹이 아닌 기존에 유출된 개인정보와 사이트별로 유사한 ID 등을 결합해 올린 것이라고 밝혔지만, 네티즌들은 과거 구매내역까지 고스란히 남은 계정이 거래된 것으로 알려졌다며 믿지 않는 분위기다.

한 네티즌은 “며칠 전 구매내역이 남은 VIP 계정까지 거래됐다고 들었는데, 해킹이 아니면 도대체 무엇이냐”고 되물었다. 다른 네티즌은 지마켓의 해명 속 ‘틀린 계정도 많고’라는 부분을 지적하며 “직접 확인이라도 해봤다는 거냐”고 말했다. 이 외에 “해킹이 아니니까 별 대처 없이 넘어가겠다는 태도” “오픈마켓이 여기만 있는 줄 아느냐” 등의 댓글도 달렸다.

‘프로듀스48’ 투표 부정 가능성을 제기하는 이들도 있지만, 타오바오에 지마켓 계정을 판매한다는 글이 올라오게 된 경위와 해킹 피해 여부를 먼저 확인하는 게 문제 핵심이다. 페이지에서 계정을 산 사람들이 중국인이라고 단정해서도 안 된다.

 
지마켓 홈페이지 캡처.


한편 지마켓 해킹 피해가 정식으로 확인되어도 회사 차원의 대비가 객관적으로 증명되면, 사용자가 소송을 제기해도 질 가능성이 크다.

과거 개인정보 수천만건 유출 사고로 옥션과 네이트 그리고 싸이월드 등이 홍역을 치렀지만, 법정 공방에서 모두 승리했기 때문이다. 개인정보 안전을 위한 필요조치 의무를 위반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 등이 판결 이유였다. 개인정보 2500여만개가 유출되는 피해를 본 인터파크가 방송통신위원회의 45억원 상당 과징금 처분이 부당하다고 제기한 소송에서 패한 게 예외다. 다만, 해킹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던 해명에 대한 지마켓의 도덕적 책임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

이런 가운데 지마켓 측은 타오바오 페이지와 관련한 어떠한 공지사항(23일 오전 12시 기준)도 홈페이지에 걸지 않았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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