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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 바뀐 軍 어젠다…대북 억제력 증강→신뢰 구축 지원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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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10-23 15:51:13 수정 : 2018-10-23 16: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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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국정감사에서 각 군이 23일까지 국회 국방위원회에 제출한 업무보고에 따르면 우리 군의 어젠다 교체 움직임이 뚜렷하다. 지난해까지는 대북 억제력 증강을 주요 어젠다로 제시했다면, 올해 국감에서는 군사적 신뢰구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4·27 판문점 선언과 9·19 평양 남북공동선언 이후 달라진 남북관계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또 올해 업무보고에서 각군은 ‘스마트십’, ‘워리어플랫폼’ 등 4차 산업혁명 기술과 군 전략의 융합을 강조했는데, 이는 문재인정부 국정 전략과제인 ‘국방개혁 2.0’, ‘4차 산업혁명에 걸맞는 방위산업 육성’ 등과 관련이 있다.

◆“북 위협 억제”→“군사적 신뢰구축 지원”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육군은 ‘강한 육군’을 내세웠다. 업무보고에는 “북의 핵·미사일 위협과 도발을 억제·대응하는 과정에서 군사적 긴장 고조, 적절한 상황 관리 및 대비가 긴요하다”고 상황 인식을 밝히기도 했다. 남북이 대화 국면에 접어들기 이전의 일이다.

올해 국정감사에서는 흐름이 바뀌었다. 육군은 ‘도전 요인’으로 병역자원 감소, 복무기간 단축 등 군의 구조적인 문제를 제시하고, “남북 간 군사적 신뢰구축 및 평화조성 과정을 안정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표면적인 목표가 완전히 바뀐 것이다.

육군은 또 “북 위협에 대비해 추진해온 억제 역량(3축체계, 5대 게임체인저)은 미래 불특정 위협 대비에도 유용하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북한을 위협으로 설정하고 추진해 온 군의 대비 태세를 다른 잠재적 위협 대상까지 확대하겠다는 뜻이다. 이번 업무보고에서 육군은 남북 간 신뢰구축 지원과 함께 국내 대테러 재해재난 지원, 해외 평화유지활동 지원을 묶어 ‘평화구축 역량 강화’ 항목 아래 하나의 목표로 제시하기도 했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시대적 흐름의 반영된 현상”이라면서도 “아직 북 위협이 완전히 사라진 것이 아닌 만큼 군의 본래 목표인 대비 태세 유지에 차질이 없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두산 호랑이 체계’, ‘지능형 스마트 비행단’…4차 산업혁명 軍 키워드로

올해 업무보고에서는 지난해 업무보고에 비해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적용한 군 첨단화와 관련한 내용도 크게 늘었다. 시대적 흐름의 반영인 한편, 문재인정부 국정과제 수립 두 달여 뒤 곧바로 진행된 지난해 국감과 달리 올해 국감에서는 각 군이 국정과제를 적극 수행하고 있음을 홍보할 필요가 있기 때문으로도 분석된다. 지난해 국정기획위원회가 수립한 문재인정부 100대 국정 전략과제 중 하나인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방위산업 육성’은 국가R&D 역량 국방분야 활용 증진 등을 통한 방위산업 경쟁력 강화를 골자로 하고 있다.

올해 업무보고에서 육군이 지난 7월부터 본격적인 구상에 들어갔다고 밝힌 ‘백두산 호랑이 체계’는 재래식 장비 위주의 도보기동부대를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접목해 정예화하는 것이 골자다. 육군의 ‘히말라야 프로젝트’ 역시 민간 분야 과학기술을 군 기획전에 반영하기 위한 미래혁신연구센터 건립 등을 담고 있다. ‘드론봇 전투체계’도 드론과 로봇을 전투에 활용하는 유·무인 복합전투체계로 육군 업무보고에 포함됐다. 
지난 20일 열린 ‘2018 세계 드론 엑스포’를 찾은 시민들이 육군에서 사용 중인 드론봇을 살펴보고 있다. 하상윤 기자

해병대 역시 업무보고에서 미래무인전투체계를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공군은 “4차 산업혁명시대에 스마트한 공군력 발전을 위한 종합추진계획을 시행하겠다”며 ‘지능형 스마트 비행단’ 구축 계획을 업무보고에 포함시켰다. 국방부 차원에서도 국감 직전 블록체인 기술을 군 비밀관리체계에 활용한다는 계획을 수립한 바 있다.

첨단 기술 활용을 통한 군 구조 개혁은 세계적 현상인 만큼 바람직한 방향이라는 평가다. 다만 쏟아지는 각종 계획만큼 개혁의 내용도 내실을 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홍주형 기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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