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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 실태 알지만… 돈 벌려고 눈 감아" [탐사기획-누가 아이들의 性을 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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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12-17 18:51:50 수정 : 2018-12-17 19:5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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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팅앱’ 운영자에게 들어본 속사정 / 본인인증, 업계에서 필사적 저지 / 엉터리 개발자 정보로도 앱 출시 / 사실상 ‘자정’ 기대하기 어려워 “성매매 판치는 것 다 알죠….”

정보통신(IT) 업계는 채팅앱에서 벌어지는 아동·청소년 성매매 실태를 정말 모르고 있을까. 세계일보 취재팀은 다양한 채널을 통해 ‘베일에 가려진’ 채팅앱 관계자들과 인터뷰를 시도한 끝에 지난 12일 업계에서 손꼽히던 채팅앱을 운영한 A씨로부터 생생한 ‘속사정’을 들을 수 있었다. 그는 “5년 동안 채팅앱을 운영하면서 업계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안다”며 “업자들 모두 청소년 성매매 실태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증언했다. A씨가 운영한 채팅앱은 한때 하루 200~300명이 다운로드할 만큼 업계에서 소위 ‘잘 나가는 앱’으로 통했다.

◆‘실명인증’ 저지 이유…“돈 때문”

‘그들’이 이런 실태를 알고도 눈감는 이유는 결국 상업적인 이유 때문이었다. ‘성매매가 일어나는 걸 알면서도 왜 사업을 계속하냐’는 취재팀의 질문에 A씨는 “돈 때문”이라고 짧게 답했다. 그는 “랜덤채팅은 사업”이라며 “성매매 가능성이 없으면 남성들이 왜 채팅앱에 들어와 현금결제를 하겠냐”고 오히려 되물었다. 업계에서 본인인증을 필사적으로 저지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였다.

“많은 채팅 앱에서 실명인증 기능을 넣지 않으려는 것도 돈 문제 때문이예요. 개발비도 부담되고 이용자도 줄 것이 뻔하기 때문에 (업자들이) 되도록 하지 않으려고 하는 거죠….”

그의 말에 따르면 채팅앱은 이미 사기 등 각종 범죄의 ‘허브’가 된 지 오래다. 물론 업계에서도 이를 잘 알고 있다. 그는 “채팅앱에 올라온 글의 상당수는 중국에서 접속한 것”이라며 “남성의 나체 사진 등을 담보로 돈을 뜯어내는 이른바 ‘몸캠 피싱’ 조직들이 올린 낚시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유흥업소에서 호객 행위를 하기 위해 접속하는 경우도 많다”고 덧붙였다.
◆“성매매 정보 눈감으면 이용자 몰려”

채팅앱에 유통되는 성매매 정보를 얼마나 ‘눈 감느냐’에 따라 그들의 수입이 달라진다. 사실상 ‘자정’을 기대하기 어려운 구조인 셈이다. 그는 “(업계에서) ‘성매매의 성지’로 불리는 B앱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며 “성매매 정보를 방조하면 사람들이 모이고 앱에 사용자가 많아지니 성매수자들이 접속하는 ‘순환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구글에서 청소년 유해 정보 유통 등을 이유로 B앱 운영사에 대해 수차례 서비스 이용 중지 조치를 한 것으로 안다”면서도 “B앱 운영사는 그때마다 유사한 앱을 손쉽게 만들어 내놔 사실상 제재가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A씨는 구글에서 최소한의 확인 절차 없이 채팅 사업 시작을 허용하고 있다는 사실도 털어놨다. 구글 등이 펼쳐놓은 일종의 ‘보호막’ 속에서 채팅앱 사업자들이 성매수자들을 통해 금전적 이득을 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주소나 전화번호, 이메일 등을 다 엉터리로 적어도 앱을 출시할 수 있어요. 사업자 등록증을 받는 등의 조건도 없어요.”

그는 “누가 채팅앱을 만드는지 모르니 당연히 정부도 업계에 대해 최소한의 관리도 못하는 실정”이라며 “(채팅앱을 운영하는) 5년 동안 여성가족부 등 정부부처로부터 연락을 받아 본 적이 단 한 차례도 없다”고도 꼬집었다.

사회부=박현준·남정훈·권구성·이창수·김주영·김청윤 기자  pro-verb@segye.com
<십대여성인권센터, 공공의창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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