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초 경기 일산 한 아파트에선 덤인 소속 정리컨설턴트에 의한 집안 정리가 한창이었다. 95년 지어진 32평 아파트 거실엔 부엌살림이 접시·그릇 등 식기별로 한가득, 장류·반찬류 등 냉장고속 음식들이 한가득 쌓여있었다. 정리컨설턴트가 되고자하는 이들을 위한 교육 현장으로 이 집에서 9년째 사는 한 교육생이 자신의 집을 실습 대상으로 제공했다. 정리수납 위탁 비용은 사전 조사 및 상담 등을 통해 정해지는데 보통 32평 아파트의 경우 120만∼150만원선이다. 큰 금액이지만 집안 모든 살림을 꺼내 분류한 후 버릴 건 버리고 정리해주는데 정리컨설턴트 7∼8명이 투입돼 8시간 정도 작업하는 점을 감안해야한다. 실제 작업 진행은 전체팀장 통솔 하에 영역팀장·팀원 순으로 체계적인 프로세스하에 이뤄진다. 정리수납이 끝나면 의뢰한 고객에게 영역별 변경된 사항을 안내하고 앞으로 시스템 정리수납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것으로 서비스는 종료된다.
경기 일산 한 아파트에서 정리컨설턴트들에 의해 9년 묶은 부엌살림이 정리를 위해 분류되고 있다. |
일단 분류가 끝나자 수납 정리는 “자주 쓰는 물건은 가까이”라는 대원칙하에 신속하게 이뤄졌다. 냉장고 식품 수납에는 다이소 등에서 파는 다용도 칸막이 정리함이 큰 역할을 했다. 장류,양념류, 잼류 등을 종류별로 이름표를 단 정리함에 넣어 냉장고에 넣는 식이다. 이렇게 관리하면 냉장고 안쪽에 놓인 양념병도 정리함을 쓱 당겨 손쉽게 꺼낼 수 있어서 냉장고 속 다른 물품과 실랑이 벌일 필요가 없다. 정 팀장은 “정리·수납에 있어선 이름표의 힘을 믿는다”며 “청소기는 베란다, 쓰레기봉투는 주방 등 물건에 제자리를 잡아주는 게 정리 상태 유지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코스트코 등에서 묶음 판매나 1+1 행사 상품을 사는 것도 피해야한다. 불필요한 물품을 쌓아놓는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당일·새벽 배송이 나온 상황에서 집안 소모품은 그때 그때 필요한 만큼만 주문하는게 가장 좋다는 게 정 팀장의 조언이다.
글·사진=박성준 기자 alex@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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