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알선과 식품위생법 위반, 마약 유통 관련 혐의를 받고 있는 가수 승리(본명 이승현·29·사진)가 자신과 자신이 한 때 홍보이사로 있었던 강남 클럽 버닝썬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승리는 일명 ‘승리단톡방’으로 이어진 성접대 알선 의혹을 비롯해 클럽 마약 투약 유통지 의혹, 경찰과 클럽 유착 의혹, 불법 촬영 영상물 공유 의혹 등에 대해서도 억울한 심정을 내비쳤다.
버닝썬에 대해선 “이름만 빌려준 얼굴 마담이었다”라며 선을 그었다. 또한 자신을 둘러싼 혐의를 대부분 부인하며 “무혐의가 나와도 경찰과 유착했다고 할 거라며 결국 한평생 의혹에 쌓인 사람으로 살게됐다”고 억울한 마음을 털어놨다.
조선일보는 23일 승리와의 인터뷰를 공개했다.
승리는 이 매체에 “저 자신이 한심하고 부끄럽다”면서 “공인으로서 부적절하고 옳지 않은 사업체(버닝썬)에 관여한 것 자체가 잘못이었다”고 밝혔다. 승리는 “지금 내가 무슨 말을 해도 아무도 안 믿을 것이고, 경찰 수사에서 무혐의를 받는다 해도 사람들은 또 경찰에게 돈 찔러줬다고 욕할 것”이라며 “내 입장을 강력히 주장할 상황은 아니지만 내가 알고 있던 사실과 버닝썬 사건이 너무도 멀어져 가고 있어서 설명을 하고 싶다”며 언론에 공개 인터뷰를 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승리는 자신을 둘러싼 버닝썬 실소유주 여부 의혹에 대해서 “외국인 관광객, 젊은 손님들을 유치하길 원해 승리라는 이름을 앞세워 홍보한 것”라며“(호텔 측이) 젊은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클럽 사업을 이문호(버닝썬 전 대표) 등 여러 클럽 관계자들에게 오퍼(제안)했다고 한다. 저도 디제잉하는 것 좋아하고 클럽 방문도 즐겨했으니까 나쁘지 않겠다 싶었다”고 밝혔다. 이어 승리는 “‘호텔에서 클럽을 운영하니 별 문제 생기겠어’라는 생각에 홍보이사직에 참여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승리는 버닝썬의 주주관계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이 매체에 버닝썬 지분을 전원산업이 42%, 버닝썬의 공동대표 이성현이 8%, 유리홀딩스가 20%, ‘린사모’가 20%, 이문호가 20%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유리홀딩스의 지분은 승리가 40%, 유인석 전 대표가 40%, 이모 대표가 20%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승리는 버닝썬 관련 투자를 유 대표가 반대했으나 본인의 주장으로 투자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승리는 이문호(버닝썬 대표)가 클럽 아레나에서 MD를 했다는 것을 언급하며 “직원 채용부터, 디자인, 영업 방식, 콘셉트까지 모두 만들었다”라며“투자 이외에 실질적인 경영, 회계, 직원 관리 등은 이성현과 이문호 대표가 모두 했다. 회의에 참석한 적도 없다. 얼굴마담이었다. 이름만 빌려주고 자본금 1000만원 유리홀딩스 통해 출자한게 전부”라고 선을 그었다. 또한 승리는 “버닝썬에서 일어난 사건사고에 대해 직접 보고받은 적이 없다“면서 올해 초 이사직을 사임한 것도 군 입대 때문이었다고 해명했다.
버닝썬의 마약 논란에 대해 승리는 “이문호가 마약한다는 소문 듣고 수차례 물었다. (이문호가)일체 안 했다고 했다. (이번에 경찰 조사에서) 양성 나온 것 보고 나도 놀랐다”라며 “일주일에 한번씩 들러 DJ하고 돌아간 게 전부”라고 밝혔다.
마약을 유통한 것으로 알려진 중국인 MD 애나와 찍은 사진이 온라인 상 돌아다니며 그에 대한 마약 투약 의혹이 불거진 것에 대해서 승리는 “클럽에서 (손님에게) 같이 찍어준 사진만 300장이 넘을 것“이라며 알지 못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승리는 “2016년 말에도 마약검사 받았다. 모발·겨드랑이털·음모·다리털 다 100모 이상 제출했고, 소변 검사에서 모두 음성 판정이 나왔다”고 해명했다.
버닝썬의 탈세 혐의에 대해서 승리는 “탈세가 확실해진다면 나 또한 주주로서 피해자다. 아무것도 모르고 운영만 했다”고 토로했다.
지난달 26일 SBS ’FunE’통해 처음 알려지며 해외투자자 성접대 알선 의혹을 불러 일으켰던 2015년 12월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 대화에 대해서 승리는 “정말 기억이 안 났다”라며“‘잘 주는 애들로’라는 말을 한 것에 대해서는 솔직히 믿겨지지도 않고 진짜 창피하고 부끄럽다”고 언급했다. 이어 “외국인이라는 게 '키미'라는 싱가포르 여성이다. 해외 유명 축구 구단주 딸이다. 키미와 함께 놀아줄 여자를 부른 것뿐”이라고 해명했다.
버닝썬 이전에 승리가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일반업소로 신고하고는 유흥주점처럼 운영한 힙합라운지 바 몽키뮤지엄에 대해 승리는 “주변 업소 가운데는 심지어 사진관으로 해놓고 다 그렇게 영업한데. 우리도 문제없겠지? 그런 식의 대화를 한 것”이라며 “경찰에서도 ‘청담 일대 라운지가 다 그런 식으로 영업하니 그렇게 해도 된다’고 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단속 안 들어오고 다들 3~5년 쭉 그렇게 영업해왔으니깐. 다들 그렇게 하니깐 멋 모르고 따라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버닝썬과 유착관계에 있었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윤모 총경에 대해서는 “2017년 초 유인석이 좋은 형님 있는데 같이 좀 보자 했다”라며 “‘누구냐’ 했더니 ‘청와대 근무하는 사람’이라 해서 강북의 한 호텔 고깃집에서 식사를 했다”고 밝혔다. 이어 승리는 “그 뒤로 작년 겨울까지 4차례 만났다”면서 자신은 골프도 같이 치지 않았고 청탁을 하지 않았으며 식사 계산 역시 윤 총경이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준영 같은 경우는 명확한 증거들이 있어 범죄 사실이 소명됐다. 그러나 사적인 대화로 인해 실추된 내 이미지로 인해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되나하는 생각이 든다. 수사를 받으면서 '내가 이렇게 강력히 수사를 할 인물인가'하는 생각도 좀 든다. 지금 수사 강도가 정말 강력하다“고 말했다.
승리는 ‘정준영이 카카오톡 대화방에 불법 동영상을 올리는 것을 왜 보고 있었냐’는 질문에는 “카톡 안에 있는 내용들이 내 인생은 아니지 않나. 왜 안 말렸겠나”라며 “오프라인에서 만났을 때 말렸다”면서 “단지 카카오톡 대화 내용 안에 없었을 뿐”이라고 재차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승리는 “국민들이 내게 많이 화가 나 있다. 신뢰가 무너지며 많은 사람들이 배신감을 느끼시면 분노가 유독 내게 집중된 게 아닌가 싶다”라며 “무혐의가 나와도 경찰 유착이라 할 거고, 윗선에서 봐줬다 할 거다”고 밝혔다.
승리는 “결국 저는 한평생 이렇게 의혹에만 쌓인 사람으로만 살아야 한다”고 억울한 마음을 드러냈다. 승리는 “유일한 바람은 수사 진행과 결과가 좀 냉정하게 이뤄졌으면 하는 것뿐”이라며 “수사 성실히 받고 있다. 그러니 수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국민들이 화를 좀 가라앉히고 냉정한 시선에서 판단해주시면 너무나 감사할 것 같다”고 호소했다.
한편 버닝썬 사태는 지난해 11월24일 버닝썬을 찾은 손님 김상교씨가 버닝썬에서 성추행당하던 여성이 본인을 잡고 숨으려고 해 보호하려다가 클럽 이사 장모씨 등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이후 자신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역삼지구대 소속 경찰에게 다시 폭행 당했다며 클럽과 경찰 유착 의혹을 개인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및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등에 호소하며 불거졌다.
그해 12월21일 마약 유통책으로 주목된 ‘애나’ 등 여성 3명이 강남경찰서에 김씨를 강제 추행 혐의로 고소했다. 이후 버닝썬의 전 직원 및 관련인들을 중심으로 약물 성폭행, 마약 유통 및 투약 등의 폭로가 이어졌다. 1월30일 서울경찰청은 광역수사대를 꾸려 경찰 유착과 클럽내 성폭행 및 마약 의혹 수사에 착수했고 버닝썬과 관련 조사인들의 집 등을 압수수색하며 전면 수사에 돌입했다.
이 같은 고강도 수사가 이어지자 버닝썬은 지난달 17일 영업을 종료했고 하루만에 폐업·철수했다. 그러나 폐업신고는 하지 않아 탈세의혹을 받았다.
사건이 불거진 후 침묵으로 일관하던 승리는 올해 초 버닝썬 홍보이사직을 내려놨고 지난달 3일 SNS에 장문의 글을 남겨 버닝썬 사태와 자신은 아무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그달 26일 SBS Fun E는 승리에 대한 해외투자자 성접대 알선 의혹이 불거지며 그는 경찰의 직접 조사 대상이 됐다.
2015년 12월 투자업체 유리홀딩스 설립을 준비하고 있던 승리가 투자 유치를 위해 강남 유명 클럽을 로비장소로 활용하며 해외투자자들에게 성접대를 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같은날 JTBC는 빅뱅의 멤버 승리가 운영했고 유리홀딩스가 소유하고 있는 힙합바 몽키뮤지엄이 '유흥업소'가 아닌, '소매점'으로 등록되어 있다며 그에 대한 탈세 의혹을 제기했다.
이러한 보도가 이어지자 경찰당국과 더불어 국세청은 같은달 28일 유리홀딩스와 계열사 2곳에 대해 세무조사에 들어갔다. 유리홀딩스는 2016년부터 유인석과 승리의 공동 대표체제로 운영된 투자법인으로 올해 초 승리가 군입대를 이유로 대표직을 내려놨고 이후 유인석 단독 대표 체제로 운영돼 왔다. 유인석은 이달 초 대표직을 사임했다.
경찰은 지난달 27일 승리를 처음으로 피내사자 신분으로 불러 성접대 의혹에 대한 사실 관계를 확인했으며 혐의를 인정 받아 승리는 지난 10일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승리를 입건돼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됐다.
이와 더불어 일명 ‘승리 단톡방‘으로 불리며 2015년 말부터 10개월간 지속된 것으로 알려진 가수 정준영, 최종훈, 유리홀딩스 대표 유인석 등 8인이 함께한 단톡방에서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서 정준영의 여성과의 성관계 동영상을 불법으로 촬영하고 이를 단체 대화방에 공유·유포 정황이 발각됐다. 이에 정준영은 지난 21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구속됐다.
또 이방에 함께 있던 최종훈은 2016년 2월 음주운전 보도 무마 정황과 경찰유착 정황도 포착됐다. 이후 최종훈은 명목으로 현장의 경찰에게 금품 200만원을 전달하려한 혐의를 받아 지난 20일 입건됐다.
승리와 함께 성접대 의혹을 받고 있으며 경찰 유착의혹의 핵심에 섰던 유인석은 14일 경찰에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 받았다. 유인석과 승리 등에게 '경찰총장'으로 거론되며 경찰 간 유착 의혹을 받았던 윤모 총경은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17일 입건됐다.
경찰조사에서 마약 양성 반응 검사 결과를 받아 마약류 투약·유통 혐의를 받았던 클럽 버닝썬 대표 이문호는 지난 19일 영장이 기각됐다. 버닝썬에서 중국인 VIP 손님을 담당해 마약을 유통했다는 의혹을 받은 중국인 애나는 같은날 모발에서 마약 양성반응이 나왔다. 애나는 중국 손님을 유치하고 손님이 마약을 가져와 같이 투약했다고 시인했지만 유통 혐의는 부인했다.
승리는 21일 몽키뮤지엄을 일반음식점으로 신고하고도 유흥주점처럼 불법운영한 혐의를 받아 식품 위생법 위반 혐의로 피의자로 입건돼 3번째 조사를 받았으며 22일 관련 혐의를 인정했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
사진=한윤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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