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주화운동의 최후 항쟁지였던 옛 전남도청이 당시 모습대로 원형 복원(조감도)된다. 1980년 5월 18일부터 27일까지 펼쳐진 10일간의 항쟁 역시 그대로 재현된다.
문화체육관광부·광주시·옛 전남도청복원범시도민대책위로 구성된 옛 전남도청복원협의회는 오는 28일 오후 옛 전남도청 복원 기본계획 대국민 설명회를 갖는다고 25일 밝혔다. 원형 복원의 핵심은 옛 도청 건물 6개 동을 5·18 당시의 모습 그대로 되살리는 것이다. 당시 시민군이 활동한 곳으로 전남도청 본관·별관·회의실, 도 경찰국, 민원실, 상무관 등이다.
시민군 상황실과 방송실로 쓴 도청 본관 1층 서무과와 수습대책위원회가 활동한 2층 부지사실의 원형 복원을 위해 현재 이 자리에 설치된 엘리베이터·화장실은 철거한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주 출입구로 사용하기 위해 건물의 절반이 잘려나간 4층 높이의 도청 별관 1~2층은 계속 전당 출입구로 사용하고 나머지 3~4층을 복원한다. 무기고와 시민군의 휴식·식사공간이었던 도청 회의실은 설비공간을 그대로 두고 내부 공간을 재현할 계획이다. 옛 도청 옆의 상무관은 외형 변화가 거의 없어 내부 바닥재 등만 교체한다.
이 같은 옛 도청 원형 복원은 올해 초 문화체육관광부와 조선대 민주평화연구원이 본관·별관·회의실, 전남경찰청(전남도경찰국) 본관·민원실·상무관 등 6개 관 내·외부와 연결통로를 원형에 가깝게 복원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한 데 따른 것이다. 복원 작업은 이르면 2022년 마무리될 전망이다. 건물의 외형적인 복원과 함께 이 공간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도 모색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복원되는 6개 동에 전시할 콘텐츠 등을 구상하기 위해 전시 기본계획 용역을 올해 상반기 발주할 예정이다.
정춘식 5·18 유족회장은 “원형 복원은 5·18의 역사적 진실과 가치, 정신을 구현하는 길”이라며 “도청은 최대한 원형에 가깝게 복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희송 전남대 5·18 연구소 연구교수는 “5·18 역사성을 어떻게 현재화할 것인지, 시민 요구를 어떻게 담아낼 것인지 각계각층의 의견을 모아 사회적 합의를 이룰 필요가 있다”며 “콘텐츠를 어떻게 채울지 미리 합의해 복원까지 시간을 단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한현묵 기자 hansh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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