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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입마개 없었다"…안타까운 개물림 사고 되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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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4-10 22:30:00 수정 : 2019-04-10 21:3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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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톡톡] 안성 60대 여성 개물림 사고

경기 안성에서 60대 여성이 10일 도사견에 물려 사망하면서 허술한 맹견 관리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반려견주의 ‘우리 개는 안 문다’ 식의 안일한 생각 때문에 매해 안타까운 개물림 사고가 되풀이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60대 요양원 입소자 개에 물려 사망... 맹견임에도 ‘입마개’ 없었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쯤 경기 안성시 미양면의 한 요양원 인근 산책로에서 A(62)씨가 요양원 원장이 키우던 도사견에 가슴, 엉덩이 등을 수차례 물렸다. A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5시간 만에 숨졌다.

 

요양원 원장 B(58)씨는 이날 청소를 위해 개장 문을 열어놓았으며 개장에서 나온 도사견이 그 근처를 지나던 A씨를 공격한 것으로 조사됐다. 도사견은 동물보호법상 맹견으로 분류됨에도 A씨를 문 개는 입마개를 착용하지 않고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개는 3년생 수컷으로 몸길이가 1.4m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B씨를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입건할지에 대해 법리 검토를 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산책 등의 상황이 아니라 개가 개장을 탈출해 사고를 낸 것이기 때문에 입마개 미착용 등으로 B씨를 입건할 수 있는지에 대해선 법리 검토가 필요하다”며 “사람을 문 도사견은 B씨의 결정에 따라 안락사 시키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반려견 안전조치 소홀로 개물림 사고 매해 급증

 

도사견은 아메리칸 핏불테리어, 아메리칸 스태퍼드셔 테리어, 스태퍼드셔 불테리어, 로트와일러 등과 함께 맹견으로 분류된다.

 

맹견은 법률상 관리자 없이 홀로 밖에 나가게 해선 안 된다. 또한 견주가 생후 3개월이 넘은 맹견과 외출할 때는 목줄과 입마개를 착용시키거나 탈출방지용 이동장치를 사용하게 되어있다.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서 맹견 사육이 엄격히 제한되며 어린이집, 유치원, 초등학교, 특수학교 등의 출입도 금지된다.

 

하지만 제도와 달리 입마개, 목줄 등 반려견 안전조치는 소홀한 분위기다. 지난해 서울시 발표를 보면 반려견이 목줄을 하지 않아 적발된 사례는 한강공원 11곳에서만 연간 4만건에 달한다. 지난달 12일 서울시 한강사업본부 자료를 보면 한강공원 내 ‘반려견 매너(펫티켓)’ 위반행위 과태료 부과 건수는 올해 9월까지 231건으로 지난해 총 부과 건수인 204건을 이미 넘어섰다.

 

허술한 경각심으로 인한 개물림 사고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소비자원 발표를 보면 2011년부터 2017년까지 7년간 반려견에 물렸다고 신고가 접수된 건수는 총 6012건이다. 2016년 1019건에서 2017년 1408건으로 전년 대비 약 38.2% 증가했다. 피해자 5명 중 1명은 어린이들이었으며 머리, 얼굴 부위를 가장 많이 물렸다.

 

◆해외, 맹견에 의한 인명사고 시 견주 강력 처벌

 

국내의 미성숙한 반려견 문화가 해외 선진국들과 비교된다는 비판도 크다.

 

미국, 영국, 독일 등은 맹견에 의한 인명사고 발생 시 견주를 강력하게 처벌하고 견주의 의사와 관계없이 개를 안락사시키는 경우도 있다. 독일은 맹견을 1, 2급으로 분류한 19종으로 규정해놓았다. 아메리칸 핏불테리어 등 4종은 아예 키울 수 없다. 사전에 공격성 등을 확인하는 기질테스트를 거쳐 입마개를 할지 말지 결정한다.

 

영국에서는 맹견을 사육하려면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개물림 사고 발생 시 법원은 견주에게 최고 징역 14년까지 선고 가능하다. 맹견 견주는 책임보험에도 가입해야 한다. 미국에선 목줄을 채우지 않은 반려견이 사고를 내면 견주가 1000달러 벌금형이나 6개월 이하 징역형에 처해진다.

 

◆전문가들 “맹견 사고 견주들 책임 커... 훈련은 선택 아닌 필수”

 

전문가들은 맹견을 키우는 반려견주들의 의식 제고가 급선무라고 꼬집었다.

 

동물보호단체 ‘동물구조119’의 임영기 대표는 세계일보와에 “훈련 교육을 사고가 발생하고 나서야 진행하는 게 문제”라며 “특히 맹견은 미리 견주가 교육을 철저히 시켜야 한다. 그런데 이걸 필수가 아니라 선택으로 생각한다. 견주들이 개를 컨트롤할 수 없어 사고가 자꾸 발생하는 것”이라고 교육 문화 확산을 촉구했다.

 

박애경 한국애견협회 사무총장도 “해외 선진국에선 맹견뿐 아니라 반려견들에게 제대로 된 훈련을 하는 게 상식 중의 상식”고 강조했다.

 

나진희 기자 na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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