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족에 막말 논란' 차명진 "사과 드린다, 페북·방송활동 중단"

세월호 참사 5주기를 하루 앞둔 전날 유가족을 향해 망언을 쏟아내 논란이 된 차명진 자유한국당 경기 부천소사 당협위원장(전 한나라당 의원·사진)이 16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직접 사과했다.

차 전 의원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글(사진)을 올려 “세월호 유가족 여러분과 세월호 희생자를 애도하는 분들께 머리 숙여 용서를 빈다”라며 “황교안 (한국당) 대표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세월호 사고 책임자로 고발당했다는 뉴스를 보고 흥분한 나머지 감정적인 언어로 세월호 유가족을 비난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유가족들의 아픈 상처가 저로 인해 도졌다는 생각에 괴롭고 송구스럽다”며 “저의 부족한 수양 때문”이라고 자책했다.

또 ”반성 차원에서 페이스북과 방송활동을 중단하겠다“고도 했다.

차 전 의원은 전날 오후 8시30분쯤 페이스북 글(사진)을 통해 “자식의 죽음에 대한 세간의 동병상련을 회 쳐먹고, 찜 쪄먹고, 그것도 모자라 뼈까지 발라먹고 진짜 징하게 해쳐 먹는다”며 세월호 유가족을 비난하는 막말을 쏟아냈다.

이어 “세월호 사건과 아무 연관 없는 박근혜, 황교안에게 자식들 죽음에 대한 자기들 책임과 죄의식을 전가하려 하고 있다”며 “보통 상식인이라면 ‘내 탓이오’할 텐데 이 자들은 원래 그런 건지, 아니면 좌빨들한테 세뇌 당해서 그런지 남 탓으로 자기 죄의식을 털어버리려는 마녀사냥 기법을 발휘하고 있다”고도 했다.

이 게시글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아지자 차 전 위원은 이 글에서 ‘세월호 유가족들’이라고 썼던 부분을 ‘세월호 유가족들 중 일부 인사들’이라고 수정했다가 이후 아예 글 전체를 삭제했다.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와 시민단체 4·16연대 관계자들이 지난 15일 오전 10시 서울 광화문광장 ‘세월호 기억공간’ 앞에서 세월호 참사 책임자 처벌 대상 명단 1차 발표를 위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뉴시스

전날 오전 유가족 협의회인 4·16 세월호 참사가족협의회와 시민단체 4.16연대는 세월호 참사 처벌 대상 1차 명단을 공개하고 이들에 대한 수사와 처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명단에는 세월호 참사에 직‧간접적인 책임이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황교안 한국당 대표(당시 법무부 장관),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의 정부 관계자 13명의 이름과 관련 기관 5곳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 단체는 “세월호 참사 5년이 지났지만 당시 해양경찰 김경일 123정장을 제외하고 단 1명도 처벌되지 않았다”며 “현행법에서 직권 남용의 공소시효는 5년, 업무상 과실치사는 7년인 만큼 지금부터라도 적극 수사에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차 전 위원의 막말 논란에 대해 “유가족이나 피해자분들에게 아픔을 드렸다면 이 부분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차 전 의원을 당 윤리위원회에 회부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검토해 보겠다”고만 답했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e-mail]

사진=차명진 페이스북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