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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로 먹고사는 대한민국…5개월 연속 뒷걸음질 이대로 괜찮나? [김현주의 일상 톡톡]

입력 : 2019-05-02 05:00:00 수정 : 2019-05-01 19:4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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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실적 부진, 글로벌 경쟁력 떨어졌단 의미 / 수출기업 실적 하락, 국가 경제 전반에 악영향 / '소규모 개방형 국가' 韓 수출은 중요한 경제성장 동력원 / 부가가치 높고 글로벌 잠재수요 큰 전략산업 장기적인 관점에서 집중 육성해야 / 현장 밀착형 지원 등 당국 비상한 각오로 수출 활력 높이는데 전력 기울여야

수출은 한 국가의 글로벌 경쟁력 총합체입니다. 수출 실적이 부진하다는 것은 그만큼 그 나라의 글로벌 경쟁력이 떨어졌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는데요.

 

일반적으로 수출이 부진하면 주요 수출기업 실적에도 상당한 타격을 미칩니다. 이런 수출기업들의 실적 하락은 국가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데요.

 

특히 소규모 개방형 국가인 대한민국에서 수출은 매우 중요한 경제성장 엔진이자 원동력입니다. 국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만큼 만일 문제가 생기면 경기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곤 합니다.

 

전문가들은 단기·중기·장기적 관점에서 종합적이고 정밀한 대응을 주문하고 있습니다. 부가가치가 높고 글로벌 잠재수요가 큰 전략산업을 멀리 보고 집중적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부연했는데요.

 

우리 정부가 비메모리 반도체·바이오·미래형 자동차 분야를 '중점육성' 산업으로 키우기로 한 것은 이런 맥락일 것입니다.

 

정부는 수출기업이 현장에서 어떤 고초를 겪고 있는지 적극적으로 찾아 해결해줘야 합니다. 현장 밀착형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는 것인데요.

 

현재 우리 경제는 '비상' 상황입니다. 지난 3월 기준 각종 경제지표에 빨간불이 들어오고 있으며, 실제 경기가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는 형국입니다.

 

보통 수출이 좋아지면 투자와 소비는 물론 경기 전망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경제 심리를 높여줄 수 있습니다. 당국은 비상한 각오로 수출 활력을 높이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한국 수출의 양대 축인 '반도체'와 '중국'이 계속 휘청거리면서 수출실적이 5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2.0% 감소한 488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1일 밝혔는데요. 작년 12월부터 5개월 연속 마이너스(-)입니다.

 

산업부는 지난달 수출은 전체 물량 증가(2.5%↑)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가격 하락, 중국 경기 둔화 지속 등의 영향으로 하락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반도체를 제외할 경우 수출은 0.8% 늘어나는데요.

 

반도체 수출은 단가가 51.6% 하락한데다, 글로벌 IT기업의 재고 조정이 계속되고 중국 스마트폰 수요가 정체되면서 13.5% 하락했습니다.

 

석유화학 부문은 수출물량 증가(7.6%)에도 글로벌 수요 둔화 및 미국의 공급물량 확대로 5.7% 감소했는데요.

 

◆韓 수출 양대축 '반도체' '중국' 휘청…수출실적 5개월 연속 하락세

 

당국은 지난달부터 기존 13대 주력품목 외 신산업을 반영한 20대 주요 품목 수출 동향을 집계하고 있는데, 이들 20개 품목 가운데 9개 품목은 수출이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자동차(5.8%), 선박(53.6%), 일반기계(0.3%) 등 주력품목이 선전했고, 이차전지(13.4%), 바이오헬스(23.3%) 등 신산업 호조세가 이어졌습니다.

 

지역별로는 중국 수출이 4.5% 감소하면서 6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다만 경기부양책, 중국의 세계 수출 확대 등으로 대중 수출 감소율은 둔화하는 추세입니다.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지역에 대한 수출도 이들 주요국의 대(對) 중국 수출 감소와 맞물리면서 1.0% 감소했는데요.

 

미국은 자동차와 기계, 5G(5세대) 통신망 장비 등을 중심으로 수출이 3.9% 증가하면서 7개월 연속 증가세를 유지했습니다.

 

신흥시장인 베트남·인도·독립국가연합(CIS)·중남미 수출도 증가세를 이어가는 모습입니다.

 

수입은 전년 대비 2.4% 증가한 447억4000만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수출 부진, 글로벌 경기 둔화 영향 크다는 분석

 

이런 가운데 잇따른 수출 부진은 경쟁력 약화보다는 글로벌 경기 둔화의 영향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산업연구원은 지난달 29일 공개한 '최근의 수출 부진과 주요 업종의 경쟁력 추이'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 2.6%였던 한국 수출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오히려 상승해 2010년 이후에는 3% 초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수출이 감소세를 보였던 2015∼2016년에도 세계시장 점유율은 3.2%와 3.1%로 3%대를 이어갔는데요.

 

연간 수출액이 사상 최대를 기록한 2018년 한국 수출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3.1%로 집계됐습니다.

 

한국 수출이 전체 무역액의 등락에도 3%대의 점유율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보고서는 "최근의 한국 수출 부진은 글로벌 경기 둔화의 영향에 의한 것일 뿐 한국산업의 경쟁력 약화에서 기인하지는 않음을 시사한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세계 수출에서 한국의 위상이 2007년 11위에서 2010년 7위로 올라간 이후 2017년 한 단계 더 오른 6위를 기록한 것도 이런 주장을 뒷받침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글로벌 수요변화 제대로 대응 못하면 심각한 수출부진 직면할 것"

 

산업별로 명암이 엇갈렸는데요.

 

2012∼2017년 한국 주력산업 13개 중 세계시장 점유율이 상승한 산업은 조선, 반도체, 화학제품, 컴퓨터, 기계류 등 5개에 그쳤습니다.

 

지난해 말부터는 지난 2년간 한국 수출을 주도했던 반도체 수출이 감소세를 보이고, 대표수출산업인 자동차와 자동차부품의 세계시장 점유율도 하락세를 띠고 있습니다.

 

중국의 추격도 만만치 않은데요. 중국 정부가 최근 들어 중점적으로 육성하려는 산업과 한국의 주력산업이 상당 부분 겹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1일 부산항 신선대 감만부두에서 컨테이너 운반선이 선적을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은 '중국 제조 2025'를 통해 2025년까지 핵심 부품의 70% 자급화를 목표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산업 육성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전기차, 해양플랜트, 첨단 기술선박 등도 제조업 강국 달성을 위해 중국이 육성해야 할 산업으로 선정하기도 했는데요.

 

보고서는 "경쟁국과 차별화된 제품을 생산하지 못하거나 글로벌 수요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경쟁력 약화와 심각한 수출 부진에 직면할 것"이라며 "중국의 산업발전을 고려한 초격차 전략을 추진할지, 아니면 한국과 중국 간 새로운 산업협력방안을 모색할지 신중한 대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제언했습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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