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문 후유증으로 지병을 앓다 4월 20일에 작고한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장남인 고(故) 김홍일 전 의원의 유해가 8일 오전 광주광역시 국립 5·18민주묘지에 안장됐다.
김 전 의원의 유족과 정계 인사, 민주화운동 동지 등은 이날 오전 망월동 민족민주열사묘역(옛 망월묘역)에 임시 안장돼 있던 고인을 5·18민주묘지 2묘역으로 이장했다.
오늘 안장식은 함세웅 신부의 집전으로 치러졌으며, 김 전 의원의 정치적 동지인 동교동계 권노갑, 이훈평 전 의원과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박지원 의원 등이 참석했다.
안장식은 조사 낭독, 헌화·분향, 장례미사,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순으로 진행됐다.
이날 뉴시스에 따르면 참석자들은 기도를 통해 "김홍일을 비롯해 이 땅의 정의·평화·민주·인권을 위해 희생 당한 5·18 영령들의 뜻을 함께 기린다"라며 "5·18 정신과 정의를 훼손하는 철부지들을 채찍으로 깨우쳐주시길 간청한다"고 했다.
미사를 맡은 함세웅 신부는 "독재자들의 잔인했던 폭력의 시대와 야만의 시기를 제대로 잘 청산했는지 진지하게 성찰해본다. 김홍일은 우리 시대를 고발하는 예언자였고, 더 아름다운 미래를 위한 희생과 봉헌의 실천자였다"고 회상했다. 이어 "46년간 지켜본 김홍일 형제의 초지일관을 높이 평가한다. 그를 기리며 민주주의 실현과 남북의 평화 공존을 위해 기도한다"고 전했다.
민주평화당은 "김홍일 전 의원이 5·18 국립묘지에 영면하는 오늘은 부정선거로 치러진 1967년 6·8 총선거에서 김대중 후보가 당시 박정희 정권의 온갖 방해에도 불구하고 목포에서 당선된 날과 겹친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 23일 국가보훈처는 김 전 의원에 국립 5·18 민주묘지에 안장과 관련해 안장대상심의위원회를 열어 김 전 의원의 국립묘지 안장을 승인했다. 그는 김대중 내란음모사건으로 고문을 당한 김 전 의원은 3차 5·18 민주화운동 관련자 보상심의위원회에서 5·18 관련 유공자로 인정받았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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