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정 의붓아들 의문사 관련, 국과수 “심폐소생술 흔적 없다”vs 재혼 남편 “했다”

신상 공개가 결정된 전 남편 살해 피의자 고유정(36)이 지난 6일 오후 제주 동부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은 뒤 머리카락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다.(왼쪽 사진) 7일 오후 같은 장소에서 조사를 받기 위해 진술 녹화실로 이동하다가 고개를 들어 얼굴을 공개했다.(가운데 사진) 그러나 12일 제주지검으로 송치되면서 또 머리카락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다. 제주=뉴시스

전 남편 살인사건 피의자 고유정(36·구속)의 의붓아들 A(4)군 사망사건을 둘러싸고 심폐소생술(CPR)을 했는지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17일 이번 사건을 수사 중인 충북 청주 상당경찰서에 따르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A군 부검 결과, 심폐소생술을 했을 때 나오는 일반적인 흔적인 갈비뼈 골절 등 외상은 없었다

경찰 관계자는 “A군의 입 주변에 소량의 혈흔이 있었지만, 갈비뼈 골절이나 강한 흉부 압박 흔적은 부검에서 발견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지난 16일 고유정의 현 남편인 홍모(37)씨는 자신을 10년 경력의 소방관이라고 소개하면서 지난 3월2일 아들이 숨져있는 것을 발견하고 심폐소생술을 시도했다고 밝혔었다.

홍씨의 주장과 경찰가 전한 국과수 부검 결과는 일견 배치되는 모양새댜.

다만 부검 결과에서는 나타나지 않았지만 홍씨가 아들이 숨진 뒤 사후 강직이 일어났을 때 심페소생술을 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사망사건 당시 현장에 출동한 청주 동부소방서 관계자는 “현장에 도착 당시 아이가 전신 시반이 생긴 상태였기 때문에 구급대원이 심폐소생술을 않았으며 바로 병원으로 옮기지 않았다”며 “홍씨는 사후 강직 일어난 뒤 심폐소생술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종필 연세대 법의학과 연구 부교수는 “통상적으로 심폐소생술을 제대로 실시하면 피하 출혈과 갈비뼈 골절 등의 흔적이 국과수 부검에서 발견된다”면서도 “소아는 뼈가 연하기 때문에 잘 부러지지 않을 수 있고, 성인보다 약한 강도로 흉부를 압박하기 때문에 홍씨가 하지 않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홍씨도 “아이는 성인보다 약하게 심폐소생술을 실시해야 하고, 뼈도 잘 부러지지 않는다”며 “피하 출혈이 없고, 갈비뼈가 부러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심폐소생술을 하지 않았다고 단정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경찰이 초동 수사의 미흡함을 덮기 위해 나를 과실 치사로 몰고 가려고 한다”며 “내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하며 신빙성이 없다는 식의 발표를 하고 있다”고 경찰의 대처를 문제 삼았다.

앞서 A군은 지난 3월2일 오전 10시쯤 충북 청주시 상당구의 자택 작은방 침대에서 아버지와 함께 잠을 자던 중 숨졌다.

A군은 홍씨와 전처 사이의 자식이다.

당시 안방에서 따로 잠을 자던 고유정은 남편의 비명을 듣고 거실로 나와 119에 신고했다는고 주장하고 있다.

고씨는 경찰 조사에서 “감기에 걸려 다른 방에서 잠을 잤는데, 남편이 ‘아이가 숨을 쉬지 않는다’며 둘러업고 나와 119에 신고했다”고 진술했다.

당시 국과수 부검에서는 ‘질식사로 추정된다’는 소견이 나왔고 외상이나 장기 손상 등 다른 범죄 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았다.

A군은 본가인 제주도에서부터 감기약을 복용해왔으나 범죄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약물 성분은 검출되지 않았고, 고씨가 전 남편을 살해하는 데 사용한 졸피뎀도 A군과 홍씨 모두에서 나오지 않았다.

당시 고씨는 국과수 감정을 거부했고, 경찰은 이를 토대로 홍씨와 고씨를 각각 3차례, 1차례 참고인으로 조사했었다.

홍씨의 동의를 얻어 진행한 거짓말탐지기 조사에서는 그의 진술이 ‘거짓’으로 나온 바 있다.

홍씨는 “경찰 수사를 신뢰할 수 없다”며 지난 13일 제주지검에 고씨를 아들에 대한 살인 혐의로 고소했다.

상당경찰서는 오는 25일쯤 형사들을 제주로 보내 고씨를 재조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