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수돗물(적수) 사태가 인천 서구와 영종도에 이어 강화도까지 확산하면서 150여개 학교에서 급식이 20일째 차질을 빚고 있다.
다만 빵이나 우유 등으로 대체 급식 중인 학교가 10여곳으로 크게 줄어들면서 안전성이나 물량 확보에 대한 우려는 다소 잠잠해진 형편이다.
18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전날 오후 기준 붉은 수돗물 피해 학교는 서구·영종도·강화군 내 초·중·고교와 유치원 151곳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생수를 사들여 급식을 만드는 학교가 118곳(78.1%)으로 가장 많았고, 급수차를 지원받아 배식하는 학교는 14곳이다.
외부 위탁 급식을 하는 학교는 8곳, 자체 조리를 하지 않고 대체 급식 중인 학교는 11곳으로 사태 초기인 지난 4일(66곳)보다 대폭 줄었다.
붉은 수돗물 사태가 길어지자 급식 조리를 아예 중단했던 일선 학교들이 하나둘 생수나 급수차를 지원받은 결과다.
여전히 대체 급식을 하고 있는 학교 중 7곳은 닷새 전 적수가 처음 발생한 강화군에 몰려 있다. 나머지 4곳은 서구다.
시교육청은 이들 학교도 이른 시일 내 생수나 급수차를 이용해 급식 조리를 시작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선 학교에서는 생수로 수백명분 급식을 조리하느라 여전히 애로를 겪고 있지만, 대체 급식 대신 자체 조리를 재개하자 그나마 한숨 돌리는 분위기라고 교육청 측은 전했다.
나흘 전인 지난 14일까지만 해도 빵과 떡, 우유 등으로 대체 급식을 하는 학교가 39곳에 달해 물량 확보와 제품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컸던 게 현실이다.
학교는 원래 급식 납품계약을 맺은 식자재 업체들로부터 대체 급식 제품도 공급받았는데, 전교생 수가 300∼400명으로 비교적 규모가 작은 학교 외에는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일선 학교들은 적수 사태가 닷새째로 접어든 지난 3일 오후 늦게서야 다음날부터 당장 자체 조리한 급식을 중단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갑작스러운 통보에 대체 급식 물량 확보에 따른 위생상 허점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실제로 지난 11일 오전에는 적수 사태로 이틀째 대체 급식을 했던 서구의 한 중학교에서 학생 13명이 식중독 의심 증세를 보여 보건당국이 역학 조사에 나선 상태다.
교육청 관계자는 “강화군 학교들도 조만간 자체 운영위원회 협의를 거쳐 자체 조리한 급식을 먹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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