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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적인 판문점 드라마' 사실상 3차 북미정상회담…차기 회담은 美 워싱턴? [김현주의 일상 톡톡]

입력 : 2019-07-01 06:00:00 수정 : 2019-06-30 20:5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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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현직 대통령으로 역대 처음 북한 땅 밟아…김정은 위원장과 남한 영토로 넘어와 판문점 남측 지역에서 사실상 3차 북미정상회담 가져 / 군사분계선에선 문재인 대통령까지 가세…3자간 '깜짝 드라마' 연출, 각본 없는 극적인 드라마에 전 세계 이목 집중 / 시점·장소·형식 등 의의 상당한 판문점 회동…트럼프의 갑작스런 회동 제안에도 김 위원장이 흔쾌히 호응 / 양국 간극 좁히는 창의적인 절충안만 남아…정상들의 뜻 헤아려 실무팀이 아름다운 타협안 만들어야 / "비핵화 협상 서두르지 않을 것"…속도 보다는 좋은 협상하겠다는 트럼프 / 북미 협상팀, 비핵화 진전 위해 허심탄회하게 머리 맞대고 해법 찾아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현직 대통령으로는 역대 처음으로 북한 땅을 밟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함께 다시 남한 영토로 넘어와 판문점 남측 지역인 자유의 집에서 사실상 3차 북미정상회담을 가졌다.

 

이 회동 시작 전 자유의 집 앞과, 종료 후 군사분계선(MDL)에서는 문재인 대통령까지 가세하여 남북미 정상의 '깜짝 드라마'가 연출됐다. 각본 없는 극적인 드라마였고, 역사적 이 장면은 전 세계에 실시간으로 송출됐다. 

 

이번 만남은 시점과 장소, 형식 여러 면에서 역사적 의미가 매우 크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촉박하게 회동을 희망했지만 김 위원장이 호응하는 신뢰를 보였고, 트럼프 대통령이 "아주 아주 좋은 만남이었다"고 평가한 것은 상당히 고무적인 신호다.

 

이렇게 물꼬가 트인 북미 비핵화 협상의 관건은 정상들의 의지를 헤아리며 실무팀이 만들어 가야 할 타협안이다. 결국 문제는 상호 간극을 좁히는 창의적 절충안인 것.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지적처럼 속도보다는 좋은 협상을 하겠다는 자세로 후속 실무 협상에 양측 모두 임해야 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요즘 비핵화 협상에서 서두르지 않겠다는 말을 자주 한다. 그의 말대로 북미 실무협상팀이 머리를 맞대고 비핵화 해법을 마련하고, 근시일 내에 미국에서 양국 정상간 아름다운 4차 회담을 볼 수 있길 희망해본다.

미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금단의 땅'이던 북한땅에 발을 내디뎠다. 6·25전쟁이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으로 중단된 이후 66년 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판문점 군사분계선(MDL) 앞에서 김 위원장과 만난 뒤 북측 지역으로 스무 걸음 가까이 걸어 들어가 악수를 했다. 이어 북미 정상은 판문점 남측구역으로 넘어와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3명의 정상이 대화를 나눴다.

 

남북미 3국 정상이 한 곳에 만나 대화를 나눈 것 역시 한반도가 분단된 이후 처음이다. 이로써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향한 발걸음이 빨라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우선 미국 현직 대통령이 미국과 적대관계를 가진 대표적 국가 중 하나로 꼽는 북한 땅을 처음 밟은 것은 70년 한반도 냉전구조 해체를 향한 노력에 동력을 불어넣는 면에서 의미가 특별하다.

 

북한과 미국은 아직도 법적으로 끝나지 않은 6·25전쟁의 당사국이자 정전협정 서명국이며, 전쟁 이후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는 한반도 냉전 구조를 해체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열쇠를 가진 두 나라다.

 

그렇기에 미국 정상이 분단의 선상에서, 그것도 1953년 정전협정이 체결된 장소인 판문점에서 북한 최고지도자와 만나 악수한 데 이어 북한 영역으로 넘어 들어간 것은 그 자체로 주는 상징적 의미가 적지 않다. 

 

작년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1차 북미정상회담에 버금가는 역사적 이벤트로 평가된다.

 

◆판문점 회동, 싱가포르 회담에 버금가는 역사적 이벤트로 평가

 

한반도는 미·소 냉전이 1991년 종결된 이후에도 냉전의 '마지막 섬'으로 남았고, 냉전 종식 직후 불거져 악화일로를 달린 북한 핵문제는 한반도를 '신냉전의 화약고'로 불리게 했다. 

 

그런 한반도 분단의 최전선에서 북미 정상이 만난 것은 한반도를 둘러싼 갈등을 당사국 지도자가 정치적 의지에 입각한 대화로 해결할 수 있다는 비전을 제시하는 데 모자람이 없다는 평가다.

 

이와 같은 역사적인 만남이 '예측불가형' 지도자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특별한 케미스트리에 의해, 누구도 예상 못 한 '번개 회동' 형식으로 이뤄졌다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정상들의 결단이 '변화'를 선도할 수 있다는 점을 재확인시킨 셈으로 '톱다운' 방식의 접근이 가지는 유효성을 보여줬다.

 

문 대통령을 포함한 남북미 3국 정상이 판문점에서 만난 장면도 상징성이 크다. 남북미 3국 정상이 한자리에서 만나는 일 자체가 사상 처음인데다 작년 초 이래 한반도 정세 변화를 선도해온 인물들이 한자리에 모였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북미 및 남북미 정상 회동은 지난 2월 하노이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합의 없이 허무하게 끝난 이후 한반도 정세가 미묘하게 흘러가던 시점에 성사돼 기대감을 키운다.

 

회동이 성사되기 전까지 북미 양측은 비핵화의 접근 방식 등을 놓고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한 채 갈등을 이어갔다.

 

북미정상회담에서 영변 핵시설 폐기와 민생 관련 제재 해제를 제시한 북한과, '완전한 비핵화'의 개념 규정 및 '영변 핵시설 플러스 알파의 폐기'를 요구한 미국이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작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시작된 '한반도의 봄'은 중대한 시련을 맞이했다. 

 

북한은 미국에 새로운 셈법을 요구하며 '시한'을 '연말'로 제시한 뒤 단거리 미사일 발사와 러시아, 중국과의 연쇄 정상회담을 통해 '새로운 길'을 갈 수 있음을 보여줬고 미국은 대북제재망을 다잡은 채 장기전 대비 태세로 들어선 모양새였다. 북미관계가 삐걱대면서 남북관계도 단절에 가까운 상황이 이어졌다. 

 

이 때문에 이번 판문점 회동은 한반도 정세의 급반전을 가져올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반도 정세 급반전 가져올 변곡점 되나?

 

하노이 회담 이후 북미간에 불신과 대립을 이어가며 그나마 친서외교를 통해 신뢰를 유지해온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다시 만나 대화를 통한 해결 의지를 다진 것은 일단 한반도 상황의 안정적 관리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북미정상이 판문점에서 만나 53분간 사실상의 '회담'을 하며 상호 신뢰를 확인한 만큼 극단적인 상황 악화는 당분간 없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또 북미대화 재개가 가시화했다는 의미가 있다. 미국은 실무회담을 강조하고, 북한은 다시 정상간에 담판을 짓는 '톱다운' 방식을 고수하고 있는 상황에서 양측은 2∼3주 안에 실무팀을 꾸려 실무협상을 하기로 했다. 

 

미국은 기존 스티븐 비건 대북특별대표를 계속 기용하기로 했지만, 북한은 하노이 회담 당시 비건의 카운터파트였던 김혁철 대미특별대표가 아닌 다른 인물을 새로 투입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실무협상의 결과는 제3차 북미정상회담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하노이에서 빈손으로 돌아섰던 두 정상이 약 4개월 만에 다시 만났고,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백악관으로 초청한다는 뜻을 밝힌 만큼 실무협상에서 성과가 있을 경우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연내에 미국에서 다시 얼굴을 마주할 수도 있을 전망이다. 

 

그와 더불어 이번 남북미 정상회동을 계기로 한국 정부가 작년 4월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이후 공을 들여온 3자 또는 4자(남북미중) 종전선언 관련 논의가 탄력을 받을지도 주목된다. 

 

미국은 하노이 이후 "6·12 싱가포르 공동성명의 공약을 동시적, 병행적으로 진전시키기 위해 북측과 건설적인 논의를 할 준비가 돼 있다"는 입장을 반복적으로 밝혀왔다. 

 

이 말은 결국 싱가포르 공동성명 합의 1∼3항의 내용 중 비핵화뿐 아니라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까지도 동시·병행적으로 논의하고 이행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실속 없는 '외교 쇼' 평가절하하는 이들도

 

결국 종전선언, 북미 연락사무소 설치 등 하노이 정상회담때 논의되다 물거품으로 돌아간 북미관계정상화와 평화체제 관련 대북 상응조치들이 이번 북미, 남북미 정상의 판문점 회동을 토대로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럼에도 이번 판문점 회동이 최대 현안인 비핵화와 관련한 북미간의 견해 차이를 일거에 해소할 계기가 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실속 없는 '외교 쇼'로 평가절하하는 시각도 있다. 

 

사실 하노이회담 이후 북미간에 실질적인 비핵화 관련 논의가 이뤄지지 않은 채 신경전이 계속된 터에 북미 정상의 짧은 만남 이후 한쪽이 전격적으로 양보를 할 것으로 기대할 근거는 부족하다. 

 

내년 대통령 선거전에 내세울 대표적 외교성과로 꼽는 북미관계에서 성과를 이어가고 싶어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실무협상보다는 트럼프와의 특별한 관계에 기대 협상을 재개하길 바라는 김 위원장의 이해가 일치한데 따른 '일회성 이벤트'라는 시각도 없지 않다.

 

◆김정은-트럼프 깜짝 회동, 美 전문가들 엇갈린 반응

 

이번 북미 정상 회동에 미국의 전문가들은 엇갈린 반응을 내놨다.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별다른 합의를 내지 못하고 표류하던 비핵화 외교가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이 나오는가 하면, 실질적인 성과가 없는 '사진용 행사'에 불과하다는 평가도 적지 않았다.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수미 테리 선임연구원은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만남은 장래에, 올해 후반에 더 실질적인 만남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테리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부분적인 합의를 받아들일 의향이 있다면 진전을 도출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고 NYT는 전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와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국가안보회의(NSC)에서 활약한 그는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이 트럼프와의 잠정 합의나 최소한 제재 완화를 얻어내기 위해 영변 핵시설 플러스 다른 핵시설 의심 장소와 같은 것을 협상 테이블에 제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미 국익연구소(CNI)의 해리 카지아니스 한국담당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 월경 소식과 관련해 "이것이 바로 평화의 모습"이라며 "쉽지 않을 것이고 무너져내릴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응원해야만 한다"라고 자신의 트위터에 적었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이어 "2017년 말 난 우리가 핵전쟁에 돌입할지 모른다고 생각했다"면서 "이번 만남은 관계의 위대한 재설정"이라고 평가했다.

 

존 델러리 연세대 교수는 AFP 통신에 "전후 분단과 한국전쟁의 치유되지 않은 상처, 70년간 적대의 세월을 상징하는 누구의 땅도 아닌 이 척박한 곳에서 이뤄진 (북미 정상들의) 조우는 관계 개선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NYT는 평론가들이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DMZ 만남을 "미화된 사진찍기 행사에 불과하다"고 평했다고 전했다.

 

빅터 차 CSIS 한국 석좌는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으로 월경했다. 그것은 오직 비핵화 협상, 검증가능한 합의, 평화협정으로 이어져야만 '역사적일' 것"이라면서 "그렇지 않다면 멋진 사진과 화려한 행사일뿐"이라고 주장했다.

 

조셉 윤 전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CNN 방송에 "이 시점에서 나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루려고 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왜냐면 이 모든 일이 진행되는 동안 북한의 핵무기나 미사일 비축량의 감소는 없었다. 사실 그들은 그것들을 늘렸다"라고 지적했다.

 

조슈아 폴락 미들버리국제연구소 연구원도 AFP에 "어젠다도 없고, TV용으로 만들어진 만남은 부풀려진 기대와 실망의 1년을 원 상태로 되돌리지 못할 것"이라며 "한 장의 편지와 또 다른 악수 이상의 뭔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 터프츠대 이성윤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 월경이 '리얼리티 TV'라는 미 칼럼니스트의 글을 리트윗하며 "더 나쁘다. 김정은에게 그의 핵태세 검토보고서를 완벽하게 다듬을 수 있도록 더 많은 시간과 은폐를 제공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실무 협상서 난관 있을 수도

 

북미 간 실무협상이 재개되면 의제와 함께 차기 북미 정상회담의 개최 시기 등이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개최 장소로는 미국의 수도 워싱턴 D.C.가 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희망한다면 언제든 백악관을 방문할 수 있다고 말씀드렸다"면서 "앞으로의 (협상) 단계가 어떻게 진행되는지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두 차례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측의 협상 과정에서 미국이 개최지로 거론되지 않았던 것은 아니지만 경호나 의전상 어려움 탓에 가능성이 다소 작게 점쳐졌다.

 

앞선 사례와 달리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워싱턴으로 초청하겠다는 분명한 의지를 밝힌 만큼 실무협상 진행 결과에 따라 북한의 최고 지도자가 처음으로 미국 땅을 밟을 수도 있을 전망이다.

 

그러나 북미 양측이 수주 내 실무팀을 구성해 협상에 착수한다고 하더라도 미국이 요구하는 비핵화 조치와 북한이 요구하는 상응조치 간 견해차가 좁혀지지 않으면 북미 간 비핵화 대화도 더디게 진행될 공산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봐야 하겠지만 우리는 속도보다 올바른 협상을 추구할 것"이라고 말해 향후 협상 과정에서 난관이 있을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조정식 "'휴전의 상징' 판문점에서 남북미 세기적인 만남 이뤄졌다"

 

여야는 30일 이번 판문점 회동에 대해 '역사적 만남'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자유한국당은 대화 재개 자체에 의미를 부여하면서도 논의 과정에서 국익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하며, 성급한 합의 가능성에 대해 경계했다. 

 

민주당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의 희망을 밝힌 역사적인 만남"이라며 "분단과 대결의 상징이었던 판문점이 평화와 협력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하는 한편, 한반도의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체제가 되돌릴 수 없는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홍 수석대변인은 "3자 정상회담의 개최 과정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이자 중재자의 역할을 훌륭히 수행했다"며 "북미 3자 모두 더 유연한 입장으로 상대를 배려하면서 8천만 우리 겨레와 국제 사회가 모두 원하는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체제를 이룰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조정식 정책위의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분단과 대결, 아직도 전쟁이 끝나지 않은 '휴전'의 상징인 판문점에서 남북미 세기적인 만남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말 그대로 슈퍼 선데이"(원혜영), "보면서도 믿기지 않을 만큼 가슴 벅찬 순간"(노웅래), "한반도에 역사적인 엄청난 사건이 실제로 일어났다"(김진표), "기적과 같이 찾아온 천재일우의 이 기회를 잘 살려서 서러운 분단의 벽을 허물고 한반도평화와 번영의 시대로 나아가자"(송영길)라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나경원 "진짜 北 비핵화로 갈지 조심스럽게 지켜봐야"

 

반면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북핵외교안보특별위원회 긴급회의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 미북 정상회담이 있었다는 것 자체가 역사적 의미가 있다"며 "진짜 북한의 비핵화로 가느냐에 대해서는 조심스럽게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나 원내대표는 '그 정도의 미사일은 모든 국가가 가지고 있을 수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에 대해서는 "우려가 상당히 있다"며 "미북 간 비핵화 논의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대한민국 국익을 항상 챙겨야 한다는 점을 유의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전희경 대변인은 논평에서 "싱가포르 회담 후 한미군사훈련이 축소된 전례를 잊어서는 안 된다"며 "이번 즉흥적 회담이 성급한 합의나 국제사회 오판으로 흐르지 않도록 할 과제가 우리 앞에 놓여있다"고 지적했다. 

 

전 대변인은 "북핵 위협 앞에 최대 당사자인 대한민국은 대화 석상에서 자연스럽게 배제된 오늘의 모습은 씁쓸함을 넘어 현실에 닥친 위기국면을 각성시킨다"며 "우리에게 남은 것은 뜨거운 박수가 아니라 냉철한 이성"이라고 주장했다. 

 

바른미래당 최도자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판문점에서의 만남은 대립과 반목의 시대를 종식하고, 새로운 역사를 시작하는 출발점으로 높이 평가될 것"이라며 "남북미 정상의 역사적 만남은 비핵화의 어떠한 어려움도 지혜롭게 극복할 수 있음을 전 세계에 알린 사건이자, 한반도평화의 굳건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한반도의 비핵화를 위한 새로운 전기가 마련되었음을 환영하며, 실질적인 비핵화가 달성될 수 있도록 초당적 협조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는 보도자료를 통해 "위대한 역사의 대전환을 만들기 위해 두 손을 맞잡는 결단을 해주신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에게 박수를 보낸다"며 "오늘 이 만남으로 인해 지구상에 남은 마지막 냉전의 잔재가 청산되고 평화의 시대로 나아가는 역사적 진전이 만들어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평화당 박주현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남한의 개혁 정부하에서 북미 정상 간의 케미가 맞는 역사적 기회를 대한민국은 맞이했다"며 "여야와 보수 진보를 떠나서 대한민국과 한반도의 평화와 희망적인 미래를 열어가기 위해 당리당략을 초월하여 힘을 합하여 이 기회를 살려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의당 정호진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66년 동안 대결과 반목의 상징인 판문점을 평화의 새로운 이정표로 만든 역사를 뒤흔드는 장면을 만들어냈다. 두 정상과 문재인 대통령에게 경의의 박수를 보낸다"며 "지금 남북미는 원팀이다. 기적 같은 평화의 문이 하루빨리 열리기를 염원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심상정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북미 하노이 회담 결렬로 먹구름이 낀 비핵화 협상을 일대 진전시키는 중요한 모멘텀을 만들어내길 기대한다"며 "향후 북·미 실무협상과 3차 북·미 정상회담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효상 "예측이 기분 좋게 빗나갔다…빗나가서 다행"

 

민주당 이석현·평화당 박지원 의원은 DMZ 회동이 성사될 것이란 예측이 적중해 시선을 끌었다.

 

이 의원은 전날 트위터를 통해 "'DMZ(비무장지대) 번개' 내일 오후 성사될 것"이라며 "오늘(29일) 저녁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오면 미국 의전팀이 지침을 받아 판문점에서 실무회담을 할 듯"이라고 밝혔다.

 

박 의원도 회동이 이뤄지기 전인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서 "2019년 6월 30일은 개천 이래 (처음) 남북미 문재인 김정은 트럼프 세 분 정상이 판문점에서 상봉하는 날"이라며 "자유의 집? 통일각? 어디일까요? 역사적인 순간입니다. 상봉과 회담으로 이어지기를 바랍니다"라고 예상했다.

 

한국당 강효상 의원은 앞서 'DMZ 회동은 어렵고, 전화 통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글을 올린 것과 관련해 "내 예측이 기분 좋게 빗나갔다"며 "세계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 날이 됐다. 이번엔 예측이 빗나간 것이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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