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파격적인 ‘판문점 깜짝 회담’을 곁에서 도운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자유한국당이 “‘객(손님)’으로 전락한 것 같다”고 비판한 것과 관련, 바른미래당 하태경 최고위원은 “정파적인 이익 때문에 (문 대통령의 역할을) 막 때리면 안 된다”고 꼬집었다.
하 최고위원은 2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 “이번에 제가 여러 장면 중에 가장 아름답고 인상적이라고 본 게 문 대통령 혼자 앉아 있던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바깥에 나오는데 (문 대통령) 혼자 문 안에서, 뒤에서 바라보는, 굉장히 외로운 모습이지만, 정말 큰 미래를 위해 위대한 결단을 한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어 “보수 정권의 대통령이라고 해도 그렇게(문 대통령이 한 것처럼) 해 줘야 된다”며 “지난번에 한국당이 (강효상 의원의) 외교 기밀 누설을 옹호해서 보수 진영한테(서도) 욕먹었지 않냐. 이번에도 어쨌든 외교는 국익 중심으로 생각해야지 이걸 정파적인 이익으로 막 때리면 안 된다”고 말했다.
하 최고위원은 “한국당 입장에서 비핵화해야 될 거 아닌가. 그럼 지금 전쟁을 통해서 비핵화를 할 수가 없으니 제재와 대화로 (비핵화를) 해야 한다”며 “그럼 트럼프하고 김정은이 계속 만나 완전한 비핵화를 이루도록 해야 하고 어쨌든 문 대통령이 이걸 도와준 건데 (한국당이 비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하태경, “보수가 멘붕이 될 수 있다”···극단적 좌파도 멘붕
하 최고위원은 민주당도 앞으로 잘 해야 하지만 한국당도 마찬가지라며 “지금 웃긴 게 보수가 멘붕이 될 수 있다. 왜냐하면 친미 보수가 반미 보수를 하려고 그런다”고 말했다. 그는 북미정상의 극적 만남을 놓고 “태극기부대가 ‘성조기 내려야 되냐’ 이러고 있는데 보수가 폭삭 망하는 길”이라며 “기존 보수의 멘탈(의식)은 항상 미국이 먼저 (한국을) 도와준 거고, 한미동맹에서 미국은 안 흔들렸고 한국만 흔들려 왔다. 그런데 (보수 관점에서 보면) 이제는 미국이, 트럼프가 종북, 친북 되는 거 아니냐”고 되물었다.
하 최고위원은 이어 “물론 친북(진영)도 멘붕이다. 친북 좌파(세력 관점에서)도 갑자기 김정은이 친미 되는 거 아니냐. 반미 해야 되는데. 그러니까 반미 극단적 좌파와 반북 극단적 우파가 멘붕이 되는 것”이라며 “그런데 보수가 잘못하고 있는 게 한국당도 그럴 위험성이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미국과 맞서 싸우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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