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軍 안보 브리핑 엇박자… 靑 "러시아 의도 없었다"· 軍 "의도하고 계획한 일"

靑 "기기 오작동으로 영해 침공"… 軍 "의도되고 계획한 일"

러시아 군용기의 우리 독도 구역 및 방공식별구역(KADIZ)을 침범한 것에 대해 청와대와 군의 발표에 온도차가 커서 논란이 일고 있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24일 브리핑에서 "러시아 측(주한 러시아 대하관 차석 무관)이 기기 오작동으로 계획되지 않은 지역에 진입한 일로 우리 정부에 깊은 유감을 표명했다"면서 의도된 행위가 아니었다는 러시아 측 입장을 전했다. 

반면 국방부와 합참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긴급보고를 통해 "이번 사건은 의도되고 계획된 러시아와 중국의 합동훈련으로 본다"고 해 기기고장에 따른 실수가 아닌 의도된 침범으로 규정했다.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가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수 차례 진입했으며 이 과정에서 러시아 정찰기가 독도 인근 영공을 침범 했다. 초치된 마르첸코(왼쪽) 주한 러시아무관이 23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합동참모본부로 들어서고 있다. 뉴시스

◆청와대 "러시아 말은 기기 고장 때문이지 의도 갖고 침범한 것 아니다"

윤 수석은 "러시아 차석무관이 23일 오후 3시무렵 국방부 정책기획관에게 유감과 함께 '이번 훈련은 계획된 중국과의 연합비행훈련으로 최초 계획된 경로였다면 이런 상황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의도를 갖고 침범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한국 정부가 믿어주기 바란다'는 뜻을 전해 왔다"고 밝혔다. 

윤 수석은 "러시아는 국제법은 물론 한국 국내법도 존중한다며 이번 사안과 관계없이 한국과의 관계가 발전되기를 희망했으며 동일한 사안이 발생하지 않도록 한국-러시아 공군 간 회의체 등 긴급 협력체계가 발전되기를 바란다는 뜻도 아울러 알려왔다"고 했다. 

러시아와 중국 군용기의 우리나라 영공 침범 관련 24일 군 관계자들이 안규백 국회 국방위원장에게 보고를 마친 뒤 국회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 군 "의도하고 계획한 일", 민주당 안규백 국방위원장 "러시아 거짓말...조기경보기까지 작동했다"

그러나 여당 소속인 안규백 국회 국방위원장은 "국방부와 합참이 이번 일은 의도되고 계획된 중국과 러시아의 합동훈련으로 판단한다는 내용의 보고를 했다"며 군은 러시아 해명을 신뢰하지 않고 있음을 알렸다. 

안 위원장은 청와대가 밝힌 '기기 오작동으로 인한 돌발상황이었다'는 러시아 측 입장에 대해 "아직 전달받지 못했다"면서도 "이번 일은 조기경보기까지 작동했기에 실수가 아닌 계획된 것으로 본다. (고의성이 없었다는) 러시아의 말은 성립이 안 되는 허언(거짓말)이다"고 반박했다. 

박태훈 기자 [e-mail]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