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최대의 국제 예술제 아이치 트리엔날레가 ’평화의 소녀상’ 등의 전시를 중단한 데 항의해 다른 한국인 작가들도 본 전시에 대한 작품의 자진 철수 의사를 밝혔다.
박찬경·임민욱 작가는 지난 3일 밤 트리엔날레 사무국에 이메일을 보내 자신들의 작품 철거 및 전시 중단을 요구했다고 한 미술계 인사가 4일 연합뉴스에 전했다.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시 아이치현미술관에서 열리는 이 전시에 박찬경 작가는 '소년병' 작업을, 임민욱 작가는 '아듀 뉴스' 작업을 출품했다.
두 작가의 요청으로 이날 미술관을 방문한 한국 미술계의 한 인사는 ‘검열에 반대한다’라고 겉면에 적힌 전시 소식지를 각자 전시공간에 붙이려 했다.
그러나 트리엔날레 측이 거부 의사를 밝히면서 일단 무산됐다.
이 인사는 연합뉴스에 이런 상황에서 두 작가는 작업이 1시간이라도 관람객에게 보여지길 원치 않는다고 했다며 “전시 중간에 이렇게 작품(평화의 소녀상 등)을 빼는 것은 기본적으로 검열이며, 가벽을 세워 막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앞서 아이치트리엔날레에 출품된 평화의 소녀상은 지난 1일 출품 후 사흘 만인 전날 전시가 주최 측에 의해 중단됐다.
소녀상뿐만 아니라 소녀상이 포함된 ‘표현의 부자유전-그 이후’ 전시 전체가 전날 오후 6시부터 전시가 중단됐다.
표현의 부자유전-그 이후에는 일본의 천황제나 아베 신조 정부에 대한 비판이 표현된 예술작품과 안세홍 사진작가의 일본군 성노예 피해 여성 사진 등이 전시됐다.
주최 측은 전시 중단 이유에 대해 ”일본 정부 대변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 장관도 이번 행사에 대한 국가 보조금 내역을 조사하겠다고 압박했고 일본 우익 성향 시민의 항의가 빗발쳐 어쩔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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