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우리공화당의 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 투쟁과 문재인 대통령 퇴진 투쟁 노선을 강조하며 재야 태극기 세력과의 보수 연대를 강조했다. 일부 참석자들이 현실적이지 못하다고 지적했지만 김 전 지사는 “투쟁하는 것이 정당이지 배지를 다는 것이 정당이 아니다”며 “문재인 정부와 싸우다 장렬하게 죽을지언정 굴복할 순 없다”고 강조했다.
김 전 의원은 이날 김무성 전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대표가 마련한 '열린미래토론'에서 연사로 나서 “청와대를 장악한 노영민 비서실장, 임종석 전 비서실장과 문 대통령은 완전히 빨갱이”라며 “한국당은 이런 상황을 모르고 어떻게 자유와 통합을 이야기하나”고 꼬집었다. 이어 “문 대통령과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부터 감옥에 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의 구속이 부당하다고 주장한 김 전 지사는 용서와 화해를 통한 우파 통합을 주장한 김 전 대표를 향해 “천 년 이상 박 전 대통령의 저주를 받을 것”이라며 “죄 없이 감옥 간 사람을 석방하는 게 정치고, 죄 없는 사람의 눈물을 닦아주는 게 정치다. 한국당은 이 정신이 빠졌다”고 지적했다. 김 전 대표의 면전에서 당시 당 대표로서 박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을 이끈 과거를 언급하며 면박을 준 셈과 다름없다.
김 전 대표는 이에 “용서와 화해를 통합 우파통합이 중요한데 오늘 연사를 잘못 선택한 것 같다”며 “탄핵에 대해 저보다 할 말 많은 사람이 있겠습니까. 그렇지만 그동안 변명 안 하고 침묵을 지켜온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박 전 대통령이 천 년 동안 날 저주할 것’이라는 말은 민주화 투쟁의 상징인 김 전 지사의 입에서 나올 말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김 전 대표는 또 “야당이 나와서 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걸 막으려면 내년 4월 총선에서 싸워서 이겨야 한다. 어떻게 이길 것인지 오늘부터 논의 활발히 해야 한다”며 “스스로 우파라고 생각하는 정치 지도자들이 더불어민주당의 대마를 잡겠다는 생각으로 험지로 나가야 한다”고 호소했다. 보수통합의 방향에 대해선 “바른미래당과 우리공화당이 됐건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이 제일 먼저 대상이 돼야 한다”며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창훈 기자 coraz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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