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이학재 의원은 지난 15일부터 국회 본청 계단 밑에서 천막 단식 농성중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을 규탄하고 조 장관 사퇴를 촉구하는 단식 투쟁이다.
사흘째인 17일은 음력 8월 19일이다. 음력으로 생일을 지내는 이 의원은 이날이 ‘귀 빠진 날’이다. 이 때문에 천막으로 동료 의원들이 찾아오지만 마냥 기쁘게 축하를 받을 수는 없었다. 단식 중인 이 의원은 전날 미역국이나 케이크 대신 물을 떠놓고 축하를 받았다고 한다.
이날 세계일보와 만난 이 의원은 “추석 이후 생일이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생일은 사사로운 것 아니겠냐”며 “대통령과 조국 장관이 저렇게 나오는데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생일인데 단식하느라 고생 많다는 응원 연락을 받고 있다”며 “생일엔 같이 음식 먹고 나누는데 그런 차원에서 안타까워하고 위로해주는 분들이 많다”고 밝혔다.
나이 들어서하는 단식은 건강상에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 이 의원 주위에서도 건강 문제 때문에 염려하고 있다. 이 의원은 그래도 “아직은 괜찮다”고 밝게 웃어보였다. 이 의원은 조 장관의 ‘내로남불’에 대해 끊임없이 성토했다. 그는 “사람은 다 죄가 있기 마련이다. 완전무결은 없다”라며 “너무 파렴치하다. 자기가 죄가 있으면 남을 조롱하고 그러지 않는다. 죄가 밝혀지면 사과하고 그래야지 모른다고 하면 그게 되나”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와의 전화 연결에서 “조국 장관을 대통령이 임명하는 것은 국민의 뜻을 역행하는 것”이라며 “그런 차원에서 조국은 즉각 사퇴하고 그리고 대통령은 이러한 사태를 초래한 것에 대한 그런 책임을 지고 사과하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전날 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삭발 등이 여권에 의해 폄훼되는 것을 우려했다.
이 의원은 “김대중 대통령이 지방자치 실시를 위해 그때 단식을 하고 또 과거에 문재인 대통령이 또 광화문에서 (세월호 관련)단식을 하고 이런 것들은 민심을 내팽개쳐도 좋다. 이런 차원에서 단식을 한 게 아니잖나”라며 “지금은 정말 공정과 정의를 바로세우면 그러면 민생도 돌봐질 수 있다고 생각이다. 그런 차원에서 보면 이 단식이라든지 또 뭐 삭발이라든지 이런 것들을 폄훼하려고 하지 말고 이게 무엇이 잘못됐는지를 정확히 보고 그리고 그것을 바로잡으려고 하는 것이 책임 있는 여당과 또 청와대의 자세”라고 비판했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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