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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도 침투한 ‘아프리카돼지열병’…“소비자는 안심해도 돼”

입력 : 2019-09-17 15:22:47 수정 : 2019-09-17 15:3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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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가 감염됐을 경우 최대 치사율이 100%에 이르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지난 16일 경기도 파주의 한 농가에서 국내 최초로 보고됐다. 지난해 중국, 베트남, 미얀마 등 아시아권으로 확산한 ASF는 지난 5월 말 북한에서 보고되며 국내 유입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다. 정부도 이에 따라 집중 방역 작업을 펼쳤지만 끝내 유입을 막지 못했다. ASF는 어떻게 국내로 오게 된 걸까. ASF의 주요 전파 원인으로는 음식물, 흡혈곤충, 분비물, 오염된 물건을 통한 간접 접촉 등이 꼽힌다.

 

◆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어떻게 전파될까

 

지난해 8월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행한 ‘아프리카돼지열병 긴급행동지침’에 따르면 ASF의 전파 요인으로 전세계가 가장 주목하는 것은 ‘음식물 쓰레기’다. ASF에 감염된 돼지고기를 포함한 음식물이 사료에 쓰인다면 이를 섭취한 돼지 역시 감염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ASF에 감염된 돼지고기는 건조하거나 다른 조리방법으로 보존해도 ASF바이러스가 고기에 남아있을 수 있다. 앞서 지난 3일 한 중국인 여행객이 국내에 가져온 돼지고기 소시지에서 ASF바이러스 유전자가 확인돼 농식품부가 대대적인 조사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해외 사례를 보면 물렁진드기나 침파리 등 감염된 돼지를 흡혈해 바이러스를 보균할 수 있는 곤충도 전파 요인중 하나로 꼽힌다. 물렁진드기는 국내에 서식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침파리의 경우 국내 축산농가에 꽤 서식하고 있다. 긴급행동지침에 따르면 침파리는 24~48시간 동안 ASF를 감염시킬 수 있는 수준의 바이러스양을 체내에 유지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미국, 유럽 등 연구사례를 보면 곤충에 의한 ASF감염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나타나 주요 원인으로는 다뤄지지 않고 있지 않지만 정확한 역학조사 결과가 나와 봐야 알 것 같다”고 설명했다.

 

돼지의 배설물이나 분비액의 접촉으로도 ASF가 전파될 수 있다. 특히 지난 5월 말 북한에서 ASF가 발견되며 야생 멧돼지로 인한 국내 전파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주변 환경이 바이러스에 고농도로 오염됐을 경우에는 오염된 차량, 가구, 의류 등과 간접접촉만으로 ASF에 감염될 가능성이 있다. 선우선영 건국대 교수(수의학)는 17일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지금 (ASF감염이 발견된 농가는)48시간 스탠드스틸(일시이동중지명령)이 걸려 있는 상황”이라며 “베트남 같은 경우 지금 (ASF로)폐사된 돼지가 400만두 이상 보고돼 있는데, 방역대가 뚫리고 (오염원이)농장에 많이 퍼지게 되는 상황이 된다면 폐사나 피해 숫자는 급격하게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이 경기 파주에서 발생한 17일 오전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정부세종청사에서 긴급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농식품부는 이날 ASF 위기경보 단계를 최고수준인 ‘심각’ 단계로 격상하고 검역본부 역학조사반을 투입해 정확한 발생원인을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행히 ASF 발생농장 반경 3km 내에는 다른 양돈농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축산농가와 도축장 등 관련시설은 내‧외부 및 출입차량을 소독하고 ASF 의심 증상 발생 시 신속히 검역본부, 지자체 등에 신고해 달라”며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인수공통전염병이 아니며 (감염된 돼지가)시중에 유통되지 않으므로 국민이 안심하고 국산 돼지고기를 소비해도 된다”고 당부했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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