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석춘 연세대 교수(사회학)가 최근 대학 강의에서 일본군 위안부를 ‘매춘의 일종’이라고 발언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파문이 일파만파 확산하고 있다. 일본의 극우파들은 일본군 위안부가 성노예라는 유엔의 규정을 부정하고 ‘매춘부’라고 폄훼해왔다. 연세대 학생들은 이 교수의 발언을 규탄했고 대학도 자체 징계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는 22일 자유한국당 혁신위원장을 지낸 류 교수가 입에 담지도 못할 망언을 했다며 일제히 비판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전국여성위원회는 성명을 내고 “몰지각한 역사관으로 일본 극우보다 더한 망언을 청년 학생들 앞에서 그대로 옮기고 있다”며 “매국적 발언”이라고 비난했다.
바른미래당 김정화 대변인도 류 교수를 ‘정신적 살인자’라고 지칭하며 “‘얄팍한 지식’과 ‘간악한 혀’로 일제의 만행을 용인한 사실에 분노를 느낀다. 마루타도 ‘임상 알바’라고 말할 사람”이라고 쏘아붙였다. 정의당 오현주 대변인도 “일본 극우 인사도 한꺼번에 하기 힘든 ‘망언 종합세트’였다”고 비판했고, 민주평화당 이승한 대변인도 “꽃다운 나이에 순결까지 잃은 위안부들의 상처에 소금을 뿌렸다”고 쏘아붙였다. 한국당조차 부적절한 발언이었다며 비판했다. 김성원 대변인은 구두 논평에서 “류 교수의 발언은 매우 부적절하고 국민께 지탄받아 마땅하다. 즉시 국민께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류 교수가 몸담고 있는 연세대도 발끈했다. 연세대 사회학과 학생회는 이날 발표한 입장문에서 “류 교수는 강의실 내 혐오 발언에 대해 응당한 처분을 받아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연세대 총학생회는 당시 강의를 들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알려진 발언 외에 추가적인 망언 사례를 모으고 있다. 연세민주동문회와 이한열기념사업회 등도 류 교수 파면을 요구하는 서명운동에 돌입했다. 시민사회단체 ‘정의기억연대’(정의연)는 법적 대응 방침을 시사했다.
류 교수는 최근 연세대 사회학과 전공과목 ‘발전사회학’ 강의에서 “(위안부 관련) 직접적인 가해자는 일본(정부)이 아니다”며 “(위안부는) 매춘의 일종”이라고 말했다. 류 교수는 ‘매춘부와 과거 위안부를 동급으로 보는 것인가’라는 항의 질문에도 “그런 것과 비슷하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류 교수는 지난 5일 조국 법무부 장관의 퇴진을 촉구하는 전국 교수 시국선언에 참여하기도 했다.
안병수·이강진 기자 r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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