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래 환경부장관이 차량 보유 대수와 소득에 따라 친환경차 구매보조금을 차등 지원할 계획을 밝혔다. 친환경차 구매를 장려하기 위한 지원금이 ‘부자들의 세컨드카 구입용’으로 쓰이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조 장관은 2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첫번째차와 두번째 차에 대한 보조금 차등지급은 지금이라도 할 수 있다고 보고, 소득에 따라 보조금을 (달리) 주는 것도 관계당국과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전 의원이 환경부와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국감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친환경차 누적대수 55만1081대 가운데 하이브리드차는 46만9466대(85.2%), 전기차는 7만8660대(14.3%), 수소차는 2955대(0.5%)다.
일반 승용차가 있으면서 친환경차를 소유한 경우를 살펴보면, 하이브리드차는 13만2276대, 전기차는 2만3454대, 수소차는 1095대나 된다. 하이브리드차 소유자의 28%, 전기차 소유자의 30%, 수소차 소유자의 37%가 친환경차를 세컨드카로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환경부는 전기차를 구매할 때 배터리용량과 주행거리에 따라 420만∼900만원을 지원한다. 지방자치단체 별로도 450만∼1000만원의 지원금을 준다. 수소차도 정부와 지자체 지원금을 합쳐 최대 3500만원의 보조금이 지원된다.
전 의원은 “내연기관차를 줄이고 친환경차 보급 확산을 위해 운영하는 보조금 제도가 도로 위 차량을 친환경차로 대체하기는 커녕, 구매력있는 상류층의 세컨드카 구입에 활용돼 차량 대수만 늘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조 장관은 “지적에 공감한다”며 “보조금 차등지급을 추진하겠다”고 답했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