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자유한국당 소속 국회 법제사법위 여상규 위원장의 수사 개입·막말 논란과 관련, 여 의원을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하겠다고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8일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현재 윤리위가 구성되지 않아 심사는 어렵지만, 역사의 기록은 후손에 불명예로 남을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패스트트랙 피고발인 신분인 여 의원은 검찰 소환조사를 거부하고 어제(7일) 국감장에서 본인 등에 대한 수사를 중지할 것을 요구했다"면서 "명백한 수사 청탁이자 몰염치한 피고발인 언행"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여 의원은 수사 중지가 검찰개혁이라는 망언까지 했다. 참으로 뻔뻔하다"면서 "여 의원은 동료 의원에 '웃기고 앉았네. X신 같은 게'라고 욕설까지 했다"고 말했다.
앞서 여 위원장은 전날 법사위 국감에서 자신이 피고발인으로 포함된 '패스트트랙 사건'에 대해 송삼현 서울남부지검장에게 "정치의 문제다. 검찰이 손댈 일이 아니다"라고 말해 '외압'이라는 비판을 받은 데 이어 민주당 김종민 의원을 향해 욕설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 원내대표는 또한 법무부의 검찰개혁 방안 발표와 관련, "법무부의 사명은 권력 검찰을 국민의 검찰로 돌려놓는 일"이라면서 "망설임 없이 직진하라"고 말했다.
그는 국회의원 자녀 입시 전수조사 문제에 대해선 "한국당이 재판·수사 중인 사건에 대해서는 법으로 금지한 국정조사를 이유로 전수조사를 거부하고 있어 난감하다"면서 "민주당은 전수조사를 위한 법을 다음 주에 발의하고 31일로 예정된 본회의서 법안을 처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자유한국당 소속 여상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지난 7일 조국 법무부 장관 가족의 의혹을 파헤치고 있는 검찰을 상대로 더불어민주당이 고발한 사건을 수사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해 ’외압 논란’이 벌어졌다.
자신이 피고발인에 포함된 '국회 패스트트랙 사건'과 관련해서도 "정치 문제"라며 검찰의 수사 영역이 아니라고 했다.
여 위원장은 이날 서울중앙지검·서울남부지검 등에 대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수사할 건 수사하고, 하지 말 건 하지 않는 게 진정 용기 있는 검찰"이라며 이처럼 주장했다.
여 위원장은 패스트트랙을 저지하려다가 고발된 야당 의원 사건과 관련해 "패스트트랙 자체가 불법 사보임에 의해 가결된 것"이라며 "그걸 가만히 보고 있는 야당 의원은 의원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 것은 정치 문제이지, 검찰이 손댈 일이 아니다"라며 "어느 것이 공정하고 어느 것이 정의로운지 잘 생각해야 한다"는 말도 했다.
이에 여당 의원들은 수사를 받는 당사자가 수사 책임자에게 '외압'을 넣고 있다며 반발했다.
민주당 김종민 의원은 "사실상 수사를 하지 말라는 취지로 발언했는데, 국감 감사위원 자격으론 해선 안 될 말이다. 명백하게 반칙"이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표창원 의원은 "수사 외압하지 말라"고 했고, 이철희 의원도 "참담하다. 법사위원이라는 사실 자체가 부끄럽다"고 말했다.
여 위원장은 민주당이 조 장관 가족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검사와 검찰 관계자를 피의사실 공표 혐의로 고발한 사건과 관련해서도 "피의사실공표죄는 많은 논란이 있고 그간 사문화된 측면도 있다"며 "이런 고발 사건은 수사를 하지 말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말씀드린 것은 조 장관 수사 검사를 고발하는 민주당의 행태를 꼬집은 것"이라며 "지금까지 야권 인사를 탄압할 때는 즐기더니 자기들에게 화살이 돌아오니 검찰을 고발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안에 특수부 축소 및 폐지가 포함된 것과 관련해서도 "그간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검사 숫자를 늘린 게 현 정부라며 "현 정부가 주장하는 검찰개혁은 정말 모순되고 올바른 방향이 아니라고 확신한다"고 날을 세웠다.
이 같은 발언에 여당 의원들과 여 위원장 사이 고성이 오가며 현장이 아수라장이 되기도 했다.
여 위원장은 자신의 의사 진행에 항의를 하는 민주당 김종민 의원에게 "웃기고 앉았네. X신 같은 게"라고 욕설을 하기도 했다.
국회 속기록을 통해 해당 욕설을 확인한 민주당이 사과를 요구하자 여 위원장은 "흥분한 건 사실이다. 정확한 표현이나 말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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