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우리카드가 더 강해진 모습으로 돌아왔다. 비시즌에 기존 외국인 공격수 리버맨 아가메즈 대신 펠리페 알톤 반데로(31)를 영입한 우리카드는 13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삼성화재와의 2019∼2020시즌 남자부 1라운드 원정 개막전에서 펠리페의 활약에 힘입어 세트스코어 3-0(25-14 25-17 25-22)으로 셧아웃 승리를 거뒀다.
지난 시즌에 각각 3, 4위로 플레이오프 막차를 타기 위해 두 팀이 벌였던 경쟁은 결국 우리카드가 창단 최초로 진출티켓을 잡으며 끝났다. 명문 구단으로 꼽히는 삼성화재는 만년 하위권을 맴돌던 우리카드가 ‘봄 배구’를 즐기는 모습을 그저 바라만 보면서 아쉽게 시즌을 마무리해야 했다. 그리고 돌아온 새 시즌. 우리카드는 다시 한 번 삼성화재를 제압하며 기 싸움에서 우위를 누렸다.
이번 시즌 개막을 앞두고 우리카드의 전력 약화를 예상하는 시선이 많았다. 우리카드의 간판 선수 아가메즈가 더 이상 팀에서 뛰지 못해서다. 2013∼2014시즌 현대캐피탈에 입단해 V리그에서 뛴 바 있는 아가메즈는 지난 시즌 우리카드 선수로 국내 리그에 돌아와 여전한 기량을 선보였다. 아가메즈는 4살을 더 먹었지만, 정규시즌에만 두 번의 트리플 크라운(한 경기 3번 이상의 서브에이스, 백어택, 블로킹)을 달성하는 등 더 숙련된 경기력으로 우리카드의 첫 플레이오프 도전을 이끌었다. 아가메즈와의 재계약은 자명한 선택이었지만, 그가 이번 시즌을 앞두고 허리 디스크가 파열되는 부상을 입어 결국 우리카드는 지난 8월16일로 계약을 해지했다. 이후 우리카드가 돌고 돌아 새로 영입한 외국인 선수가 지난 시즌에 KB손해보험스타즈에서 뛰었던 펠리페다.
우리카드 펠리페가 13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삼성화재와의 경기에서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우리카드 제공
하지만 개막전에서 우리카드가 선보인 경기력은 아가메즈 때와 별 차이 없이 건재했다. 펠리페는 이날 서브에이스 2개와 블로킹 1개를 포함, 총 23득점에 성공했다. 양팀 선수를 통틀어 최다 득점이다. 1세트부터 연속 서브에이스에 성공하는 등 삼성화재를 쉴 새 없이 괴롭게 한 펠리페의 공격성공률은 57.14%에 달했다. 우리카드는 펠리페의 날카로운 공격과 이수황 등의 안정적인 리시브로 손쉽게 1세트를 따고 이 기세를 이어 2세트까지 승리했다. 삼성화재는 불안한 리시브에 공격 범실까지 나오며 세트스코어 0-2로 내몰렸다.
삼성화재는 심기일전해 박철우의 오픈 공격과 지태환의 블로킹이 연속해 성공하는 등 우리카드를 부지런히 따라잡으려 했지만, 우리카드는 앞선 두 세트와 마찬가지로 공격에선 범실을 줄이고 수비에서는 안정적인 리시브를 유지하며 점수를 쌓았다. 이대로 우리카드는 삼성화재에 한 세트도 내주지 않고 이날 경기를 마무리했다.
박유빈 기자 yb@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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