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9일 대권 도전 선언을 예고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내달 광주를 찾을 계획이다. 5·18 민주화 운동 당시 시민군 지도자로 이후 사형을 선고받은 김종배 전 민주평화당 의원과 회동할 예정이다. 5·18을 고리로 호남과 중도·진보 세력까지 외연 확장에 나서는 모습이다. 앞서 윤 전 총장은 지난 16일 “(5·18은) 어떤 형태의 독재나 전제든, 이에 강력한 거부와 저항을 명령하는 것”이라며 “현재도 진행 중인 살아있는 역사”라고 메시지를 내놓은 바 있다.
25일 뉴스1에 따르면 김 전 의원은 전날 윤 전 총장이 통화에서 7월 중 광주 방문 계획을 전했다고 밝혔다.
김 전 의원은 “저에게 (광주를) 같이 가자고 제안했다”며 “광주에 오기 전에 (윤 전 총장이) 미리 연락을 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연합뉴스에는 윤 전 총장이 전화에서 “감사하다”고 말했다고 김 전 의원이 전했다.
김 전 의원은 이어 “광주에는 문재인 정권에 실망한 이들이 상당히 많다”며 “윤 전 총장 팬클럽은 아니지만 지지하는 그룹이 많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지지층을) 모으는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며 조만간 오피니언 리더를 중심으로 지지 모임이 구성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 전 의원은 또 윤 전 총장이 광주를 찾으면 이들 지지자와의 만남도 주선할 계획이라며 “이들을 조직화해 윤 전 총장이 전국적인 고른 지지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도 했다.
김 전 의원에 따르면 윤 전 총장 지지 그룹에는 과거 민주당 출신으로 민주평화당이나 민생당, 국민의당 등에서 활동한 정치인과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면서도 문 정부에 실망한 이들이 포진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전날 언론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을 돕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전 의원은 더불어 사형수로 복역 중일 당시 서울대 법대에 재학 중이던 윤 전 총장이 5·18 유혈 진압과 관련한 모의재판에서 검사로 참여해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사형을 구형한 일화도 언급했었다. 이에 대한 고마움과 더불어 마음의 빚도 있어 이를 갚고 싶다는 게 김 전 의원이 밝힌 지지 이유다.
이날 윤 전 총장 캠프 측도 “김 전 의원에게 전화해 7월 중 광주에 가겠다고 말한 사실이 있다”며 “구체적인 방문 일정은 추후 공지하겠다”고 확인했다.
최지현 부대변인은 그러면서 “광주는 중요한 곳”이라며 “(앞서) 윤 전 총장은 여러 곳을 방문해 많은 사람을 만난다고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이 중 광주는 반드시 포함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윤 전 총장은 대선 출마 선언 후 1~2주 전국을 도는 ‘민심 투어’ 일정을 계획하고 있다.
한편 김 전 의원은 조선대 재학 중 1980년 5·18을 맞아 시민군에서 도청항쟁지도부(시민·학생투쟁위원회) 총위원장을 맡아 이후 사형 선고를 받았다. 이후 15대 국회에서 당시 국민회의 소속으로 비례대표를 지낸 바 있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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