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육아환경이 가장 좋은 곳은 중구, 가장 나쁜 곳은 강서구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각 자치구의 예상 이용자 수 대비 어린이집, 유치원, 공원, 도서관, 병원 등 육아환경을 평가해 점수를 매긴 결과다. 중구의 경우 자치구 중 인구수가 가장 적어서, 강서구는 많은 편에 속하는 점이 이런 결과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11일 민간연구소인 ‘유알아이도시연구소’가 행정안전부, 통계청 등 자료를 기반으로 서울시 각 자치구에 대한 육아환경 종합평가 점수를 매긴 결과 중구가 0.92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중구와 함께 상위 5개구에 속한 구는 종로구(0.81점), 금천구(0.60점), 강남구(0.58점), 동대문구(0.56점)였다.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구는 강서구(0.42점)였고, 이 구와 함께 하위 5개구에 들어간 곳은 송파구(0.42점), 동작구(0.43점), 은평구(0.44점), 구로구(0.45점)였다.
이 점수는 △보육시설 △양육지원시설 △공원녹지 △문화 △복합상업 △의료 6개 부문 내 32개 항목별로 각 자치구를 평가해 4개 등급으로 나눈 뒤 순차적으로 점수(1.0점·0.75점·0.5점·0.25점)를 매긴 점수의 평균값이다. 32개 항목에는 영유아 1000명당 어린이집 수, 국공립어린이집 수, 국공립어린이집 교사·종사자 수, 영유아 1만명당 육아종합지원센터 인력, 장난감 도서관 수, 인구당 공원면적, 백화점·할인점 수, 종합병원 수 등이 포함됐다. 이번 평가는 항목별 최신 자료가 취합 가능한 2016년 기준 현황을 토대로 이뤄졌다.
중구의 경우 6개 부문별 순위가 모두 3위 안에 들어 고르게 좋은 평가를 받았다. 양육지원시설·문화·복합상업·의료 4개 부문에서 전체 자치구 중 1위를 차지했고, 나머지 부문인 보육시설과 공원녹지에서도 각각 2, 3위를 기록했다. 두 번째로 높은 점수를 받은 종로구는 보육시설·양육지원시설·공원녹지 부문에서 1위, 문화시설·의료시설에서 2위를 차지한 반면 복합상업 부문에선 중하위권인 14위를 기록했다. 최저 점수를 받은 강서구의 경우 공원녹지 부문(8위)을 제외한 다른 부문 모두에서 하위권에 자리했다. 보육시설 21위, 양육지원시설 22위, 문화 21위, 의료 20위, 복합상업 14위를 기록했다.
연구진은 2012년 기준 자료를 활용해 자치구별 육아환경의 개선 여부와 그 정도도 평가했다. 2012년 대비 육아환경이 가장 많이 개선된 구는 역시 중구로 육아환경 종합평가 점수가 0.09점 오른 모습이었다. 이어 강동구가 0.06점, 강북구 0.05점, 영등포구 0.04점, 은평구 0.04점 상승했다. 이들과 달리 점수가 떨어진 곳도 있었다. 가장 많이 하락한 구는, 최하위 점수를 받기도 한 강서구로 0.07점이 떨어졌다.
부문별로 보면 중구의 경우 양육지원, 공원녹지 부문을 제외한 모든 부문에서 점수가 올랐다. 보육시설에서 0.06점, 문화 0.04점, 의료 0.13점, 복합상업 0.32점씩 상승했다. 두 번째로 많은 점수가 오른 강동구는 보육시설(0.11점), 공원녹지(0.14점), 의료(0.04점), 복합상업(0.07점) 4개 부문에서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반면 강서구는 의료를 제외한 모든 부문에서 점수가 떨어졌다. 보육시설이 0.11점, 양육지원시설 0.13점, 공원녹지 0.07점, 문화 0.07점, 복합상업 0.04점씩 하락했다. 광진구도 보육시설(-0.03점), 양육지원시설(-0.25점), 의료시설(-0.04점) 3개 부문에서 하락세를 보였다. 강서구, 광진구 등의 경우 다른 자치구 대비 출산율 하락 정도가 크지 않은 곳으로 육아환경 개선이 가장 필요한 곳이라는 게 연구진 측 의견이었다.
이주림 유알아이도시연구소 소장은 “각 자치구 간 점수 차보다는 자치구별 2012년 이후 육아환경 평가점수 증감 추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강북구, 강동구는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중위권에 속하지만 평가점수는 상승해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반면 도봉구는 마찬가지로 중위권이지만 점수가 떨어진 만큼 그 변화 이유에 대응하는 자치구별 개선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승환 기자 hw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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