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끔찍한 정치적 편의주의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
문희상 국회의장이 일제 강제동원 문제의 포괄적 해법이라며 추진 중인 ‘2+2+α’안(이하 ‘문희상안’)을 미국에서 활동하는 인권단체들이 강력히 비판했다.
애틀랜타 위안부 기림비 추진위(TF)와 샌프란시스코 위안부정의연대, 로스앤젤레스 위안부행동, 로스앤젤레스 태국 커뮤니티(Thai CDC), 미주민주참여포럼(KAPAC), 워싱턴 위안부연대는 27일(현지시간) 공동성명을 내고 “이 어처구니없는 제안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며 문희상안의 즉각 철회를 촉구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위안부 생존자들 및 지지자들이 지난 30년 동안 용감하고 끈질긴 투쟁을 벌인 덕분에 위안부 문제는 전쟁범죄이자 반인륜범죄로 국제사회에서 인정을 받게 됐다”며 “위안부 문제는 한국과 일본 양자 간의 정치적, 외교적 분쟁거리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위안부 피해자는 한국뿐 아니라 중국, 일본, 대만, 인도네시아, 필리핀, 네덜란드, 동티모르 등 각국 출신들”이라며 “이 중대한 인권문제에 대해 문 의장이 일본과 합의 또는 해결할 권한은 없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전쟁범죄이자 국제 인권문제임을 알리기 위해 미국 의회와 미디어, 시민사회를 상대로 풀뿌리운동을 벌여온 단체들이다. 이들은 국가주도 범죄 해결에 적용되는 국제기준에 근거한 7대 원칙이 △일본의 전쟁범죄 인정 △철저한 진상규명 △일본 의회 결의를 통한 공식 사죄 △법적 배상 △책임자 처벌 △일본 학교에서의 교육 △기림비 및 박물관 건립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본 정부의 범죄 인정과 공식 사죄 없이 민간기금으로 만들어진 재단을 구성하는 것은 연로한 피해자들의 상처를 다시 후벼파는 일”이라고 규탄했다.
문 의장은 지난 26일 문희상안 초안의 세부내용을 공개하며 실질적 입법과정에 착수했다. 이 안은 일본군 위안부 및 강제동원 피해자 등 1500명에게 3000억원을 주고 향후 일본 기업에 각종 배상 신청 권리를 소멸시키는 ‘포괄적’ 해결을 골자로 한다. 이를 두고 “제2의 위안부 합의”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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