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9일 올해 정부가 남북 철도·도로 연결을 위한 정밀조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이같이 말하고 “철도 같은 경우에는 조사 자체는 독자적으로 할 수가 있다”며 “조사 과정에 들어가는 장비와 관련해선 미국하고 협의해야 하고 본격적인 공사는 대북 제재 면제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장관은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밝힌 남북협력과 관련해 대북제재 상황에서 실현 가능한 방안을 찾기 위한 구체적 방안 가운데 하나로 철도·도로 연결을 언급한 것이다. 남북 철도·도로 연결 사업은 2018년 1차 공동조사와 착공식 이후 진전이 없는 상태였는데 작년 말 중국과 러시아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제시한 대북제재 완화 방안 가운데 하나로 언급되면서 주목받고 있다.
김 장관은 최근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과 관련해선 “북한의 특이한 동향은 발견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 내부적으로 보면 김정은 위원장의 현지 지도가 정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고 노동신문을 비롯한 매체에서는 (미·이란 사안에 대한) 사실 보도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 관영매체는 미국의 이란 공습 사흘 후인 지난 6일 관련 내용을 처음 보도했다. 다만 북한 당국의 공식 입장은 나오지 않고 있으며, 이란의 보복 공격에 대해서도 9일까지 관련 보도가 없었다. 이어 미국과 이란의 갈등 사태 속에 남북협력 강조가 한·미 동맹 기조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현재 상황에서 미국하고 협의하고 있는 부분들이 있다”며 “미국도 남북관계의 자율적 공간에 대해 인정하고 존중해주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최근 북한 선전 매체가 통일부 장관의 실명을 거론하며 비난하는 상황에서 남북협력을 제안하는 것이 국민 정서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에 대해 “북한 선전 매체의 주장에 대응하지 않는 것이 기본 입장”이라고 답했다. 또 북측에 남북 당국 회담 등을 제안할 계획을 묻는 말에는 “종합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조병욱 기자 bright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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