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은 황교안 대표가 새로운보수당 유승민 의원의 '보수재건 3원칙' 수용의 뜻을 밝힌 것에 반발한 친박 의원 중 한명이 자신이라며 "탄핵의 강을 건너자(는 유승민 의원 요구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그냥 받아들이면 나중에 큰 후한이 된다. 정말 조심해야 된다"라는 말을 했다고 밝혔다.
◆ 유승민 요구 받아들인다?, 탄핵의 강 건넌 뒤 '탄핵 반대 잘못 인정하라'고 나올 것
김 의원은 10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진행자가 "황교안 대표가 기자회견을 열어서 보수 재건 3원칙을 수용한다고 밝히려다가 친박 의원들의 반발 때문에 무산이 됐다고 한다"며 사실 여부를 묻자 "저는 사실 친박도 아닌데..."라며 친박 용어에 거부감을 나타낸 뒤 "황 대표가 정치 용어에 다소 익숙하지 않은 면이 있다"며 덜컥 받았다고 크게 후회하게 될 것이라는 취지의 전화를 했다고 말했다.
유승민 의원의 보수재건 3원칙은 △탄핵의 강을 건너자 △개혁보수로 나아가자 △낡은 집을 허물고 새집을 짓자다.
김 의원은 자신의 말에 대해 "(황 대표가) 그런 뜻은 아니었는데 이건 한번 다시 생각해보시겠다고 했다"고 전한 뒤 "이런 추상적이고 애매한 표현을 가지고 잘못 발을 디뎠다간 계속 끌려 들어갈 수 있으니 처음부터 샅바 싸움 조건 달고 단서 달고 이렇게 하지 말고 정말 통합하려면 아무 조건 없이 무조건 테이블에 앉아서 이뤄봅시다 이런 식으로 하는 게 제대로 된 자세가 아닌가"라고 유 의원측을 겨냥했다.
◆ 탄핵 따지지 마라까진 수용, 탄핵의 강 건넌 뒤 '잘못 인정하라' 나올 것
김 의원은 자신이 새보수측 요구에 거부감을 느끼는 이유로 "탄핵의 강을 이제 다 건넜으니 탄핵에 대해서 따지지 마라, 우리가 탄핵했다고 비판하지 마라, 여기까지는 되는 건데 강을 건너고 나면 '탄핵을 인정해라', ' 탄핵 반대했던 사람들 잘못했다고 인정해라', 도리어 짐보따리 내놓으라는 상황이 올 것(이기 때문이다)"는 점을 우선 거론했다.
그러면서 "(총선 끝난 뒤 등) 나중에라도 탄핵에 대한 그 입장은 분명히 우리 당이 정해야 된다"며 "탄핵 시킨 게 잘했다 그러면 지금 새보수당인지 전에 바른미래당인지 거기가 더 잘돼 가지고 더 큰 집을 짓고 그러고 떵떵 거리고 살았어야죠. 왜 당을 나갔다가 여기 저기 전전하다가 이제 와서 또 원래 있던 큰집에 다시 들어오려고 하겠는가"고 따졌다.
◆ 통합 필요하지만 무조건 다 들어주면 안방 내주고 옷도 다 벗기게 돼
김 의원은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여기에 반대할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며 자신도 보수통합이 필요하다고 했다. 다만 "무조건 통합 통합 이러다 보면 그 통합 프레임에 갇혀서 뒷감당을 못하고 나중에 빠져 나올 수도 없는 난관에 부딪칠 수가 있어서 처음 할 때부터 잘 따져서 해야 된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의원은 "우리 당에선 '그래 통합해야 되니까 이것도 좋습니다. 저것도 좋습니다'고 하다가 나중에는 안방 내주고 옷도 다 벗기고 이런 상황이 와도 이제는 못하겠어 더 이상 못 들어주겠어 이럴 수가 없게 된다"며 "그때는 그렇게 되면 마치 통합을 거부하는 개혁을 거부하는 사람처럼 이게 낙인이 찍혀지기 때문이기에 처음부터 꼼꼼히 보고 정말 제대로 된 양쪽이 다 만족할 수 있는 통합이 돼야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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