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료 출신들이 4·15총선 출마 러시를 이루고 있다. 대다수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으로 향하고 있다.
민주당은 15일 국회에서 육동한 전 국무총리실 국무차장, 한경호 전 경상남도 행정부지사, 한명진 전 방위사업청 차장의 입당식을 열었다. 육 전 차장과 한 전 차장은 행정고시, 한 전 지사는 기술고시 출신의 정통관료들이다. 육 전 차장은 박근혜정부에서 국무총리실 국무차장을 지낸 이력 때문에 새누리당 영입설이 나오기도 했지만, 육 전 차장의 최종 선택지는 민주당이었다.
김용진 전 기획재정부 2차관, 강준석 전 해양수산부 차관, 검사 출신인 김영문 전 관세청장, 김경욱 전 국토교통부 2차관 역시 민주당 소속으로 출마를 선언했다. 19대 의원을 지낸 이상직 전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은 전주시 을 지역구에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표밭을 갈고 있다. 이스타항공의 창업주인 이 전 이사장은 2017년 문재인 대선후보 캠프에서 직능본부 수석부본부장을 지냈다. 교육부 출신으로는 ‘9급공무원 신화’로 알려진 이기우 전 교육부 차관이 민주당 간판을 달고 경남 거제에서 출마할 예정이다. 이 전 차관은 9급 공무원으로 시작해 ‘늘공’으로는 최고위직인 차관까지 승진한 입지전적 인물이다.
19대 의원을 지낸 김성주 전 국민연금공단이사장은 전주시 병 지역구에 출마하기 위해 지난해 말 연금공단 이사장 자리를 내놨다. 대한약사회 부회장 출신인 류영진 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부산 진구을에서, 이재용 전 환경부 장관은 대구 중·남구에서 출마한다. 문재인정부 초대 경제부총리를 지낸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꾸준히 출마설이 나돌고 있다. 김 전 부총리는 확실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지역구인 서울 광진을 등에 이름이 오르내린다.
이전 선거에 비해 경찰 출신 출마자들이 늘어난 점도 눈에 띈다. 청와대 하명수사 논란으로 좌천된 황운하 경찰인재개발원장이 사직원을 제출하고 고향인 대전 중구 출마 뜻을 밝혔다. 황 원장은 검경 수사권 조정을 두고 그간 경찰의 입장을 대변해 왔다. 원경환 전 서울경찰청장은 강원 태백·횡성·영월·평창·정선 출마를 준비 중이다.
그간 선거 ‘무풍지대’였던 법원에도 선거바람이 불고 있다. 양승철 전 대법원장 재임 당시 강제동원사건 판결 지연 의혹을 제기한 이수진(50·사법연수원 31기) 전 수원지방법원 부장판사,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제기한 최기상(51·25기) 전 서울북부지법 부장판사의 출마가 예상된다. 두 전직 판사는 법원 내에서 진보적 행보로 주목을 받아왔다. 법원 안팎에선 “사법부 소속의 판사마저 정치바람에 휩쓸리는 건 우려스럽다”는 신중론이 만만찮게 제기된다. 소병철(62·15기) 전 대구고등검찰청장도 민주당에 입당해 출마를 앞두고 있다.
서울시 출신으로는 강태웅 서울시 행정1부시장이 민주당 소속으로 서울 용산구에 출마한다. 윤준병 전 서울시 행정1부시장 역시 민주당 소속으로 전북 정읍에 출마할 예정이다.
민주당에 비해 야당 출마 관료 출신들은 소수다.
박근혜정부에서 중용된 강신명 전 경찰청장은 우리공화당 소속으로 대구에 출마할 것으로 전망된다. 강 전 청장은 박근혜정부 시절 정보경찰을 동원해 선거에 개입한 혐의로 재판을 받는 중이다.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 역시 자유한국당 소속으로 대구 달서병에서 출마를 준비 중이다. 김 전 청장은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으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가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상길 전 대구시 행정부시장은 한국당 소속으로 대구 북구갑에 출마할 예정이다. 이밖에 행정안전부 출신으로는 경북 고령·칠곡·성주에 김현기 전 지방자치분권실장, 대구 북구을에 김승수 전 자치분권기획단장, 경북 영천·청도에 김장주 전 경북 행정부지사가 출사표를 던졌다. 검찰에서는 이정만(57·21기) 전 대전지방검찰청 천안지청장이 충남 천안갑 출마를 선언한 상황이다.
박현준·김선영·김승환 기자 hjunpar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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