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페스트’는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구단이 마련하는 축제의 장이다. 선수들이 팬들과 어울리며 친근감을 높이고 올 한 해도 더 뜨거운 응원을 당부하는 자리다. 하지만 19일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미닛메이드파크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팬페스트 분위기는 우울했다. 바로 2017년 ‘사인 훔치기’ 사건으로 인해 단장과 감독이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중징계에 이어 구단으로부터 해고되는 등 구단 분위기가 좋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팬페스트는 일부 선수들의 ‘항변의 장’으로 변한 분위기다. 팀의 핵심 선수인 호세 알투베(30)와 알렉스 브레그먼(26)이 유니폼 안에 전자장비를 착용하고 경기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쓰레기통이나 휘파람으로 사인을 알려줬다는 기존 조사결과와는 달리 진동 혹은 소리로 신호를 전하는 전자기기를 몸에 부착했다는 것이다. 알투베가 지난해 10월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ALCS) 6차전에서 뉴욕 양키스의 마무리 투수 어롤디스 채프먼에게서 극적인 끝내기 홈런을 때려 월드시리즈 진출을 이끌었을 당시 달려드는 동료들에게 ‘유니폼저지를 찢지 말라’고 말하며 유니폼 상의를 손으로 움켜쥐는 장면이 이런 의혹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하지만 알투베는 자신의 대리인인 스콧 보라스를 통해 “한 번도 일어나지 않은 일이다.전자 장비를 착용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고 항변했다.
이에 브레그먼은 팬페스트에서 자신과 알투베를 향한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브레그먼은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이 문제에 대해 조사했지만, 어떤 혐의도 드러나지 않았다. 몸에 전자기기를 부착했다는 의혹은 정말 멍청한 상상이다”라고 말했다. 알투베도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주저앉아서 울고 있는 수는 없다. 경기에 뛰며 승리에 도움이 돼야 한다”며 “어려운 상황이지만, 우리 동료들이 하나로 뭉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용준 기자 eidy01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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