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최고의 별들이 인천에 상륙했다. 19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19∼2020 KBL 올스타전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이날 인천에는 올스타에 뽑힌 24명뿐 아니라 10개 구단 선수 전원이 출동해 팬심 저격에 나섰다. 팬들도 화답했다. 부슬부슬 내리는 빗속에서도 7800석의 좌석 티켓이 매진됐고 입석도 금세 동났다. 체육관 밖에 마련된 10개 구단의 부스도 사인을 받기 위해 줄을 선 팬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체육관 안도 열기는 뜨거웠다. 화려한 마술쇼와 함께 펼쳐진 선수 소개부터 관중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특히 모터바이크를 타고 코트에 나타난 전태풍(서울 SK)에게 환호성이 쏟아졌다. 팬 투표 1위 허훈(부산 KT)과 2위 김시래(창원 LG) 팀으로 각각 나뉘어 치른 ‘별들의 전쟁’은 각종 묘기가 속출하는 흥미진진한 대결이 이었다. 허훈과 김시래는 2쿼터에 심판으로 깜짝 변신해 편파판정을 일삼아 코트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그래도 승부는 갈렸다. ‘팀 허훈’이 ‘팀 김시래’를 123-110으로 꺾었다. 센터이면서도 3점슛을 4개나 꽂아넣는 등 31득점에 8리바운드를 기록한 ‘팀 허훈’의 김종규(원주 DB)는 기자단 투표 83표 중 55표를 얻어 ‘별 중의 별’인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이번 올스타전은 역시 ‘농구 대통령’ 허재 전 국가대표 감독의 아들들인 허웅(DB), 허훈 형제의 ‘올스타 맞대결’에 관심이 컸다. 형제 대결은 본 경기에 앞선 3점슛 콘테스트 예선부터 시작돼 형 허웅이 예선 1위로 결선에 진출했지만 허훈은 탈락했다. 올스타전에서도 형제의 충돌은 이어졌다. 형이 슛하면 동생이 파울을 하고 동생이 돌파하면 형이 막아서는 등 치열했다. 득점도 허웅이 15점, 허훈이 14점을 올리는 등 팽팽했다.
‘팀 김시래’ 소속 최준용(SK)은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올스타전이었다. 그는 3점슛 대회와 덩크슛 콘테스트 예선에 모두 참여해 둘 다 결선에 진출했다. 그리고 3점슛 결승에서는 크리스 맥컬러(안양 KGC인삼공사)를 꺾고 우승까지 차지했다. 그는 팬들이 선정한 베스트 세리머니상까지 거머쥐며 트로피 2개를 챙겼다. 덩크슛 대회에 참가한 김진용(전주 KCC)은 영화 ‘조커’의 분장을 하고 나와 이목을 집중시켰다. 덩크왕의 타이틀은 국내선수 부문에서는 눈을 가리는 퍼포먼스를 선보인 김현민(KT)이 가져갔고, 외국인 선수 부문에서는 트로이 길렌워터(인천 전자랜드)가 차지했다.
이 밖에도 김선형(SK)과 김낙현(전자랜드) 두 가드의 합동공연, 10개 구단 감독들의 자유투 대결 등 팬들은 잠시도 한눈팔 시간이 없을 만큼 이벤트가 이어졌다. 이렇게 흥겨운 올스타들의 인천 상륙작전은 팬심을 점령하는 데 성공했다.
인천=송용준 기자 eidy01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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