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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비례정당 결정 관심 쏠린 날, 현역·당권파 공천 무더기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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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03-09 06:00:00 수정 : 2020-03-09 02:2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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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비례의석수 확보 문제 당원 투표키로 / 이번 주 안에 투표방법 정하고 실행까지 / 같은 날 ‘열린민주당’ 창당… 이중당적 문의에 “확인할 방법 없다” / 비례정당 관심 쏠린 날 미뤄둔 현역 무더기 공천 발표

정봉주·손혜원 전·현직 의원 주도로 비례대표 전용 정당 ‘열린민주당’이 8일 창당했다. 같은 날 더불어민주당은 비례위성정당 창당 결정을 “추후 당원의 모바일 투표로 결정하겠다”며 민주·진보·개혁 그룹을 극심한 혼란에 빠뜨렸던 논란에서 빠져나갔다.

 

비례정당 '열린민주당' 중앙당 창당대회에서 이근식 당대표(왼쪽 부터), 손혜원, 정봉주, 박홍률, 김대성 최고위원이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성지지층 ‘지역구는 더불어+비례는 열린민주’ 호소

 

민주당은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가칭 ‘정치개혁연합’과 ‘시민을 위하여’가 제안한 비례대표 의석수 확보용 연합정당 참여 문제를 논의한 끝에 전 당원 모바일(온라인) 투표를 시행키로 했다.

 

강훈식 수석대변인은 회의 후 기자들을 만나 9일 또는 1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투표에 대한 세부내용이 정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위성정당 창당 움직임을 시작하면서 ‘이대로 미래통합당의 위성정당에 당하고 있을 것이냐는 당원들의 요구를 무시할 수 없다’는 논리를 펴왔다. 그런 만큼 이번 결정은 사실상 참여 수순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7대 3, 8대 2 정도로 ‘참여’ 결론이 날 것이라는 구체적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민주당 위성정당이 아닌 비례연합’이라는 정당성의 키를 쥔 정의당은 이날 전국위원회의를 열고 비례연합에 불참한다는 입장을 결정했다.

 

통합당은 즉각 논평을 내고 “꼼수”라고 비난했다. 김성원 대변인은 “비례정당 창당을 위해서는 ‘명분’이 있어야 한다던 마포 비밀회동의 말처럼, 그 명분 만들자고 짧은 시간 참으로 애 많이 쓴다”며 “이렇게 미루고 저렇게 미룰 바에야 당당하게 하겠다고 선언하는 게 낫겠다”고 비꼬았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정봉주 전 의원 등이 주도한 열린민주당 중앙당 창당대회가 열린 날이었다.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열린 창당대회에서 정 전 의원은 “총선에서 미래통합당을 저지하기 위해, 민주당의 중도화와 보수화를 막기 위해 지난 2월 초 최초로 창당을 제안했다”며 “무소속 손혜원 의원이 합류하면서 드디어 원내정당이 됐다”며 경과보고를 했다.

 

열린민주당은 지난 2일부터 홈페이지에 ‘공지 이중당적(더불어민주당, 열린민주당) 문제’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정당법상 금지되나 일반 당원의 경우 확인할 사법적 방법이 없다”고 안내하고 있다.

 

민주당이 모바일 당원투표안을 내고 위성정당 논의에서 한발 물러서자, SNS상에서는 ‘(민주당 당원 모바일 투표에서) 어떤 결론이 나든 지역구는 ‘더불어’ 비례는 ‘열린’으로 외우자’는 주장이 확산했다. 또 비례연합을 거부한 정의당을 향해서는 ‘매운맛을 보여주자’는 글들도 퍼졌다.

 

지난달 초 경향신문 칼럼 고발 논란, 금태섭·김남국 조국 선거 논란 등을 거치며 지지율이 빠지자 민주당은 위성정당 창당론에 군불을 땠다. 준연동형비례제 도입으로 이번 총선이 ‘정초선거’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품어왔던 의제 중심의 군소정당들은 비례연합에 참여해야 할지를 놓고 극심한 혼란에 빠졌다. 비례연합 제안자인 하승수 씨가 속했던 녹색당과 시민단체 ‘비례민주주의연대’는 하 씨와는 반대되는 공식입장을 냈고, 기본소득당과 시대전환은 이날 ‘기본소득제’ 도입을 21대국회 핵심의제로 하는 정책연합에만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역 막판 무더기 발표로 공천 마무리

 

이날 여의도 정치권의 이목이 민주당의 비례정당 창당 논의에 집중된 사이, ‘당권파’로 불리는 주요 당직자 및 현역의원 단수공천 지역구가 한꺼번에 발표됐다. 이인영 원내대표(서울 구로갑), 윤호중 사무총장(경기 구리), 박광온(경기 수원정)·박주민(서울 은평갑) 최고위원, 김성환(서울 노원병) 당대표 비서실장, 홍익표 전 수석대변인(서울 중·성동갑) 등 주요 인사들의 지역구를 포함, 30곳에 단수공천을 발표했다. 한 의원은 “그간 시스템 공천을 통한 현역 컷오프 ‘경선 드라마’를 먼저 선보이고자 전략적으로 발표를 미뤄둔 단수후보 지역구들이 대부분”이라고 전했다. 

 

당은 마지막 남은 문제 지역구였던 서울 용산도 발표했다. 용산은 경선지로의 전환 문제로 오랫동안 진통을 겪었으나 한 달 전 입당한 강태웅 전 서울시 행정1부시장에 전략공천을 확정했다. 당 관계자는 “지도부의 결정”이라고 말했다. 경선을 치를 것을 주장해온 권혁기 전 청와대 춘추관장은 낙천했다.

 

금태섭 의원 지역구인 서울 강서갑에 도전하겠다고 선언했던 ‘조국 백서’ 집필진 김남국 변호사는 경기 안산단원을에 지역에 전략공천됐다.

 

선거구 획정이 결정되기 전, 강원도 춘천 갑·을 선거구로 출마할 계획으로 함께 선거운동까지 했던 허영 도당위원장과 입당인사 육동한 강원연구원장은 같은 춘천·철원·화천·양구갑 지역구에서 경선을 치르게 됐다.

 

민주당은 이번 주 경선이 마무리되는 대로 ‘원팀’ 기조의 캠페인을 벌이며 경선 및 공천 후유증을 정리한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서울 영등포을 지역구 경선에서 김민석 전 민주연구원장에게 패한 신경민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당인으로서 승복, 지지 의무와 양심 사이에 양심을 택할 수밖에 없다”며 “공천후보 곁에 서지 않기로 결정했다”는 글을 올렸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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