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사령부가 1일 한국인 근로자 8600여명 중 4000여명에 대한 무급휴직을 단행한 것과 관련해 유감을 표시했다.
한국 정부는 근로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은 이날 영상메시지를 통해 “무급휴직은 한국인 직원 개개인의 업무성과, 헌신, 행동을 반영한 것이 아니며, 사전에 편성된 예산을 집행할 수 있게 하는 방위비분담금협정(SMA)의 부재로 인해 초래됐다”며 “한국인 직원들의 부분적 무급휴직은 우리가 기대하거나 희망했던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는 이 힘든 시기 동안 한국인 직원들을 지원할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 “부분적 무급휴직 조치를 해제하기 위해 한·미 정부에 SMA 타결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전투준비태세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데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의 영상메시지는 무급휴직에 들어간 한국인 근로자를 위로하는 한편 무급휴직의 원인을 SMA 협상 문제로 지목, 조속한 타결 필요성을 한·미 정부에 강조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한국 정부는 무급휴직 시행에 유감을 표시하면서 한국인 근로자 지원을 위한 특별법을 제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성명을 통해 “정부는 무급휴직 대상 근로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며 “국회와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조속한 시일 내에 특별법을 제정, 정부 예산으로 근로자들의 생활을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 대변인은 “특별법이 제정되기 전까지는 관계부처 협의를 통해 긴급 생활자금대출 지원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전국주한미군한국인노동조합은 경기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 주한미군기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속한 정상화를 촉구했다.
노조는 “어제(31일)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과 면담을 갖고 무급휴직 사태를 막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자는 뜻을 나눴지만 결국 4000여명의 근로자가 무급휴직을 맞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무리한 방위비 인상 요구는 한·미동맹을 포기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순수하게 한·미동맹을 실천하는 주한미군과 근로자들의 숭고한 정신을 짓밟는 행위”라며 “정부는 이런 상황이 재발하지 않도록 이번 협상에서 확실한 제도개선을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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