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예지 당선인 “내 안내견 ‘조이’는 해 되는 물건도, 음식물도 아냐”

국회 본회의장 출입 여부 두고 논의 중 / “당연히 입장 될 것이라 믿어” / 17대 국회선 안내견 입장 금지 당해

‘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 출신 김예지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당선인이 자신의 안내견 ‘조이’(사진)가 국회 본회의장 내에 출입할 수 있게 해달라고 읍소했다.

김 당선인은 18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안내견의 국회 본회의장 입장이 논란의 대상이 되는 것에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라며 “안내견은 국회법에 (출입 금지) 명기된 ‘해가 되는 물건이나 음식물’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국회사무처는 김 당선인의 보행을 도와주는 안내견 ‘조이’의 국회 본회의장 출입 허용 여부를 놓고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한국당 원유철 대표(오른쪽)가 지난달 2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미래한국당 당사에서 열린 비례대표 후보 공천장 수여식에서 김예지 후보의 안내견인 ‘조이’에게 비례대표 0번 목걸이를 걸어주고 있다. 연합뉴스

현행 국회법 상 본회의장이나 상임위 회의장에 동물의 출입을 금지하는 조항은 따로 없다.

하지만 제148조에 ‘의원은 본회의 또는 위원회의 회의장에 회의 진행에 방해가 되는 물건이나 음식물을 반입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돼 있다. 이에 국회는 관례적으로 본회의장 등에서의 안내견 출입을 막아왔다.

특히 첫 시각장애인 국회의원인 정화원 전 한나라당 의원은 2004년 17대 국회에서 안내견 동반을 시도했다가 무산돼, 본회의장에 들어설 때는 보좌관 등의 도움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당선인은 “민의의 전당인 국회에서, ‘배리어 프리(barrier free, 장애물 없는 환경이라는 뜻)’는 단순히 관련 설비를 시공하는 것에 그치면 안 된다”라고 따끔한 충고를 건넸다.

그는 “배리어 프리는 배려가 아닌 의무라는 인식 전환을 국회 구성원 모두가 공유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국회사무처는 어떤 방법이 있는지 찾아보는 단계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담당 부서로부터 ‘조이 출입은 당연하고, 어떻게 더 편의를 제공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들었다”고 했다.

한편, 김 당선인 안내견 조이의 국회 본회의장 출입 허용 여부가 화제가 되자, 이석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고민할 일이 아니다”라고 페이스북에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그는 “국회는 성스러운 곳도, 속된 곳도 아니고 그냥 다수가 모인 곳일 뿐”이라며 “당연히 안내견의 출입을 허용해야 한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고 했다.

정의당 강민진 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국회사무처는 김 당선인 안내견의 국회 본회의장 출입을 보장해야 한다. 시각장애인 국회의원이 비장애인 의원과 동등한 권한을 행사하는 데 지장이 없도록 충분히 지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그는 17대 국회 당시 정화원 의원의 안내견 출입금지 사례를 언급하며 “21대 국회는 그때보다는 진보한 국회이기를 기대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현화영 기자 [e-mail]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