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이 계속됨에 따라 오는 6일 끝나는 ‘긴급사태’ 선언을 연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와 별개로 외국인 입국 제한은 5월 말까지 연장됐다.
앞서 일본 정부는 이달 8일부터 내달 6일까지 도쿄도 등 7개 도도부현(광역자치단체)에 긴급사태 선언을 한 데 이어 16일엔 발령 지역을 전국으로 확대하고 각 지자체를 통해 주민들의 외출자제와 재택근무, 상점 휴업 등을 요청했다.
26일 NHK 보도에 따르면 긴급사태 후 코로나19 확산이 되레 확산하면서 27일 오전 9시 기준 확진자 수가 총 1만 4153명으로 늘어나는 등 심각한 상황이다.
일각에선 중증 환자 위주로 진행된 한정된 검체 검사와 더불어 부족한 의료시설, 일부 시민들의 사회적 거리두기 미이행 등으로 "보고된 확진자 수보다 더 많은 확진자가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경증 환자나 무증상 감염자 가운데 상당수는 코로나19 검사조차 받지 못한 채 거리를 활보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NHK는 이러한 현실을 반영하듯 일본 정부 내에서는 "다음 달 6일까지였던 비상사태 선언을 해제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빠르면 이번 주 중반 이후 전문가와 의료계 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한 뒤 비상사태 연장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 니시무라 야스토시 코로나19 및 경제재생담당상은 NHK 방송에 출연해 “(코로나19가) ‘폭발적인 확대’로 이어지진 않았다는 게 전문가 판단”이라면서도 “혼란이 생기지 않도록 (긴급사태 연장 여부에 대한) 생각을 가급적 미리 밝힐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베 신조 총리는 5월 ‘골든위크’를 앞두고 “우리 모두 (코로나19에) 감염될 위험이 있는 동시에 다른 사람들에게도 (바이러스를) 퍼뜨릴 위험이 있음을 인식하면서 최대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면서 외출 자제를 거듭 당부했다.
‘골든위크’는 4월 29일 쇼와의날(히로히토 전 일왕의 생일)부터 5월 3일 헌법기념일(한국의 제헌절에 해당), 5월 4일 녹색의날(한국의 식목일과 비슷), 5월 5일 어린이날 등 공휴일이 이어지는 황금연유 기간을 뜻한다.
한편 이와 별개로 일본 정부는 입국 규제 강화 조치를 내달 말까지 연장한다.
일본 정부는 27일 아베 총리 주재로 열린 코로나19 대책본부 회의에서 비자 효력 정지 등을 통한 입국제한 조치를 5월 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일본 정부는 또 최근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페루 등 14개국에서의 외국인 입국을 오는 29일부터 추가로 거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일본의 입국 거부 대상 국가는 87개국으로 늘었다.
입국 거부 대상국으로 지정되면 해당 국가에서 지난 2주 동안 체류한 외국인은 원칙적으로 입국할 수 없게 된다.
아베 총리는 “감염자 수가 세계적으로 300만명에 달하는 등 코로나19 확산에 제동이 걸리지 않고 있다”며 입국 규제 대책을 강화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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