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성 착취방인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4)의 범행을 도운 혐의를 받고 있는 현역 일병 ‘이기야’의 실명은 이원호(19·사진)로 확인됐다.
육군은 28일 오후 2시 성폭력범죄 신상공개위원회를 소집,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 25조에 근거해 성폭력 범죄 혐의로 구속 수사 중인 ‘이기야’의 신상 공개를 결정했다. 위원회 결정 직후 육군은 이원호의 실명과 나이, 얼굴을 공개했다. 지금까지 군에서 공식적으로 피의자 신상을 공개한 적은 없다. 이번 결정은 군 최초이자 성(性) 착취물을 제작·유포한 박사방 관련해 조주빈과 ‘부따’ 강훈에 이어 세번째 신상 공개다.
육군이 이원호의 신상을 공개한 것은 디지털 성범죄에 대해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는 국민 여론을 반영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외부위원 4명을 포함해 모두 7명으로 구성된 신상공개위원회 소집을 앞두고 군 내부에서는 이원호의 혐의 등을 감안할 때, 신상공개는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많았다. 실제로 육군은 위원회 심의 직후 입장자료를 통해 “피의자는 박사방 참여자를 모집하고 성착취 영상물을 제작·유포하는데 적극 가담했으며, 구속영장이 발부되는 등 인적·물적 증거가 충분히 확보됐다”며 “신상공개로 인해 피의자 및 가족 등이 입을 인권침해에 대해서도 심도 있게 논의하였으나, 국민의 알 권리와 동종 범죄의 재범 방지·범죄 예방 차원에서 피의자의 신상을 공개하는 것이 공공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판단했다”고 밝혀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했다.
이원호는 조주빈의 변호인이 밝힌 박사방 공동 운영자 3명 중 1명인 ‘이기야’다. 군사경찰은 이 일병을 박사방에서 여성을 대상으로 한 성 착취물을 수백 회에 걸쳐 유포하고 외부에 박사방을 홍보한 혐의로 구속했으며, 사건을 넘겨받은 군검찰은 다음 달 초 수사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앞서 민간 경찰은 조주빈과 공범인 ‘부따’ 강훈(18)의 신상을 공개했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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