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 성폭행·음주운전 '막장 의대생' 퇴학 처분

여자친구를 성폭행하고 음주운전 사고를 내 운전자 등을 다치게 한 혐의로 기소돼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의대생에게 소속 학교 교수회가 ‘퇴학’을 결정했다.

29일 전북대학교 등에 따르면 대학 교수회는 이날 교수회의를 열어 의과대학 4학년 재학생 A(24)씨에 대한 제적(퇴학) 처분을 의결했다. 제적은 재학생에게 내리는 징계 중 최고 수위로 근신, 유기정학, 무기정학보다 훨씬 무겁다.

전북대학교 '의대생 성폭력 사건' 해결 촉구 전북지역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은 지난 27일 전북 전주시 전북대학병원 본관 입구에서 '전북대 의대생 성폭력 사건 판결규탄 및 엄정대응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번 교수회의 의결 사항을 대학 총장이 수용해 징계가 확정되면 A씨는 학교를 떠나야 한다. 국내 의과대학과 의학전문대학원 졸업자에게 자격이 주어지는 의사 국가시험에도 응시할 수 없게 된다. 다만 당사자는 수능 재응시를 통해 다른 대학 의과대학에 재입학할 수 있고, 의사 면허를 취득할 수 있는 기회는 있다.

A씨는 2018년 9월3일 오전 2시30분쯤 전북 전주의 한 원룸에서 “더 이상 찾아오지 말라”는 여자친구의 얼굴 등을 때리고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돼 최근 법원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그는 지난해 5월11일 술에 취해 자신의 외제 승용차를 운전하다가 신호대기 중이던 차량을 들이받아 상대 운전자와 동승자에게 상처를 입힌 혐의로도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재판 결과에 불복해 항소했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강간, 폭행, 음주운전 의대생은 의사가 되면 안 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 글이 올라왔다. 게시글에는 이날 오후 현재까지 3만7000여명이 동의했다.

또 A씨는 고교 1학년 시절 같은 학교에 다니던 여학생을 성폭행했다는 의혹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추가로 제기되고 있다.

전주=김동욱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