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위한 후원금 유용 의혹 등에 휩싸인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당선인(정의기억연대 전 이사장)이 제21일 국회 개원을 하루 앞둔 29일 오후 2시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연다.
윤 당선인은 정의연의 후원금 관련 회계 부정, 개인계좌 모금 및 아파트 현금 매입, 경기 안성 쉼터 고가 매입 의혹 등에 대해 소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기자들의 질의응답은 따로 받을지는 확실하지 않다. 준비된 입장문을 읽고 그동안 제기된 의혹에 대한 해명과 자신의 입장을 전달하는 정도일 것으로 전해졌다.
윤 당선인은 이 자리에서 사퇴 등 거취표명은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윤 당선인과 연락을 주고받고 있는 남인순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 참석 전 기자들과 만나 ‘윤 당선인 기자회견이 사퇴 등 거취 표명이냐’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윤 당선인은 아직 국회의원 신분이 아닌데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여는 것이 적절한지 고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관계자는 전날 “윤 당선인이 기자회견을 하는 것은 맞지만, 아직 시간이나 장소를 정하지 못한 것 같다”고 밝힌 바 있다.
윤 당선인은 국회 미디어담당관실에 연락해 국회 소통관 예약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통관은 국회의원과 대변인단만 사용할 수 있지만, 관례적으로 당선인도 이용해왔다는 것이 국회 측 설명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윤 당선인이 자신을 향한 사퇴 요구를 일축하기 위해 고심 끝에 국회를 기자회견 장소로 잡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국회 개원 하루 전날 기자회견을 연 것을 두고는 윤 당선인이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반박하고, 의원 임기를 시작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됐다. 의혹 해명을 요구하는 당 안팎의 요구에도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앞서 윤 당선인은 지난 18일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사퇴 불가 의사를 밝힌 뒤 지난 27일 민주당 당선인 워크숍에도 불참하는 등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채 침묵을 이어왔다. 공식입장을 밝히는 것은 11일 만이다.
한편 정의연과 윤 당선인 의혹을 처음 제기한 이용수 할머니는 전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윤 당선인이) 하루아침에 (위안부 운동을) 팽개치고 국회에 가고 싶다는 사리사욕만 챙겼다”며 전심전력을 다 해 도왔지만, 그 공을 모르고 나를 괴롭힌다. (윤 당선인의) 얼토당토않은 행동을 보면 사람은 참 믿을 게 못 된다”고 거듭 비판했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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