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여러분께서 납득하실 때까지 소명하고, 책임있게 일하겠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윤미향(사진) 비례대표 국회의원 당선인이 29일 국회에서 발표한 입장문의 마지막 대목이다. ‘책임있게 일하겠다’는 대목이 눈에 띈다. 30일부터 21대 국회의원으로서 4년 임기가 시작하는 만큼 의정활동에 임하는 포부와 각오를 밝힌 것이란 해석이다.
윤 당선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과거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이사장 시절의 불투명한 회계 등 그간 제기된 의혹을 해명하는 것 못지않게 향후 국회의원으로서 무슨 일을 할 것인지 밝히는 데에도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그는 “저는 제 의정활동에 얽힌 실타래를 풀어가는 노력과 함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와 김학순 할머니 등 여성인권운동가로 평화운동가로 나서셨던 할머니들의 그 뜻을 이룰 수 있도록 지난 30여년보다 더 열심히 노력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다시 새어나오는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가 정당했다는 주장을 접하며, 다시는 우리 역사에 그런 굴욕의 역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노력하고자 한다”며 “전시 성폭력 재발 방지의 길도 모색하겠다”고 다짐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2) 할머니는 지난 25일 대구에서 윤 당선인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하며 정의연 운동 방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학생들에게 일본에 대한 증오심만 주입할 것이 아니라 한·일이 평화롭게 공존하는 미래지향적 운동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뜻이다.
이날 윤 당선인은 입장문 발표 후 기자들과 일문일답을 하는 과정에서 “할머니의 말씀을 경청해 (앞으로의 운동에) 반영할 것”이라며 “할머니 말씀 속에서 중요한 게 역사교육을 시키는 문제”라고 말했다. 그간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옛 일본대사관 앞 수요시위에서 말한 것도 분쟁을 일으키는 게 아니라 분쟁을 키우지 않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윤 당선인은 “이용수 할머니께서 말씀하신 미래 세대의 교류, 한·일 청소년 교류 등은 할머니들 책임이 아니고 시민사회 책임만도 아니다”며 “한국 정부와 국회, 일본 사회와 일본 정부가 함께 노력해야 할 일이다. 국민과 함께 만들어가고 싶다”고 말해 국회의원으로서 포부와 각오를 밝혔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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