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과 북한 통일전선부가 남측의 대북전단 살포를 이유로 남북연락사무소 철폐를 거론한 가운데 북한이 8일 오전 연락사무소 개소 이후 처음으로 남북 간 유선 연락에 응하지 않았다. 2018년 4·27 판문점 선언에 따라 개소한 남북연락사무소는 평일 오전과 오후 하루 두 차례씩 통신선 확인 등을 위해 연락해왔다.
8일 통일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 있는 한국 연락사무소가 북한과 유선 연락을 시도했으나 응답하지 않았다. 여상기 통일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남북 간 유선 통화에) 북한이 응하지 않은 것은 처음”이라며 “오후에도 연결을 시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018년 9월14일 개소한 남북 연락사무소는 본래 개성공단에 위치해 있었으나 지난 1월3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북한의 요청에 따라 한국 인력이 철수하며 정부서울청사에서 연락을 이어왔다. 지난주 금요일인 5일 저녁에도 양측의 연락이 이뤄졌으나 주말이 지난 8일 오전 9시 남측의 연락시도에 북측은 응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대북전단 살포를 이유로 남북연락사무소 철폐를 경고해오던 북한이 결국 실행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 제1부부장은 지난 4일 노동신문을 통해 전한 담화에서 한 민간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지적하며 “개성공업지구의 완전철거가 될 지, 있어야 시끄럽기밖에 더하지 않은 북남(남북) 공동연락사무소 폐쇄가 될 지, 있으나마나한 북남군사합의파기가 될 지 하여튼 단단히 각오는 해두어야 할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북한 통일전선부 대변인도 다음날 “할 일도 없이 개성공업지구에 틀고 앉아있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부터 결단코 철폐하겠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는 “안보에 위해(危害)를 가져오는 행위에는 정부가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며 대북전단 살포에 대한 규제를 선언했으나 북한은 경고 나흘 만에 남북연락사무소 연락을 받지 않았다. 김 제1부부장의 담화 이후 북한은 언론 매체를 통해 대북전단 살포를 비난하는 군중집회 소식과 논평을 잇따라 내고 있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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