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여당인 더불어시민당(현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로 4·15총선에 출마, 당선됐지만 이후 재산 증식을 둘러싼 논란 등으로 당에서 제명된 무소속 양정숙 의원이 의정활동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민주당에서 요구한 의원직 사퇴를 받아들일 의사가 전혀 없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양 의원은 대한변호사협회가 간행하는 ‘대한변협신문’ 8일자에 당선 소감을 밝혔다. 양 의원은 사법시험 32회 출신의 변호사이고, 대한변협신문은 변호사를 위주로 법조인들이 주로 보는 신문이다.
그는 “변협 각종 위원회에서 활동한 경험이 의정활동을 할 수 있는 밑바탕이 되었다”며 “앞으로 사회 취약계층과 소외계층의 보호 그리고 소득 불평등, 양극화 해소를 위한 입법을 주도하여 누구나 최소한 인간적인 생활이 가능한 사회를 목표로 항상 겸손하고 성실하게 직무에 임하겠다”고 의정활동 포부를 밝혔다.
그러면서 “장애인활동지원법 및 디지털 인권침해범죄 대응을 위한 법개정 작업, 재벌기업 최고임금 상한제 제도 구축 등 기본적 인권 보장과 소득 재분배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입법 활동에 매진하여 사회적 약자를 포함한 모든 사회 구성원을 위한 공정하고 조화로운 사회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앞서 옛 시민당은 물론 시민당과 합당한 민주당 역시 양 의원의 사퇴를 요구했다. 민주당에 의하면 양 의원은 총 92억원의 재산을 신고했는데 이는 2016년과 비교해 무려 43억원이 늘어난 액수다. 민주당은 양 의원이 부동산 매입 과정에서 동생 명의를 도용해 세금을 탈루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양 의원은 법적으로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명의 도용을 통한 탈세 의혹에 대해선 “동생이 언론의 취재 과정에서 홧김에 진술한 내용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옛 시민당 및 민주당의 사퇴 요구를 일축하고 의원직을 수행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이미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관건은 검찰 수사다. 옛 시민당은 양 의원이 당선인 시절 의원직 사퇴를 거부하자 그를 검찰에 고발해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다. ‘무혐의’를 주장하는 양 의원도 이에 맞서 시민당을 검찰에 맞고소했고, 이후 시민당과 합당한 민주당이 이 사건에 대응해야 하는 처지다.
양 의원은 최근에는 옛 시민당 관계자와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취재·보도한 언론사 기자 등을 상대로 거액의 손해배상 청구소송도 제기했다. 양 의원 측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고 검찰 수사 대응도 자신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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