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기억연대(정의연)의 서울 마포구 쉼터 ‘평화의 우리집’ 소장 손모씨가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것과 관련, 미래통합당 곽상도 의원이 손씨의 사망 경위에 의문을 제기하고 나서자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의원 측이 호소문을 내 의혹 진화에 나섰다. 윤 의원실은 손씨의 사망과 관련해 최초 신고자가 의원실 비서관이라는 이유로 곽 의원이 윤 의원에게 상상조차 힘든 의혹을 덮어씌운다고 주장했다.
윤 의원실은 11일 밤 늦게 호소문을 내 “통합당 곽상도 의원은 고인(손씨)의 죽음을 의문사, 타살 등으로 몰아가는 음모론을 제기하지만,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타살 혐의가 없다고 잠정 결론냈다”며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인권을 위해 노력해온 고인을 더 이상 모욕 말라”고 밝혔다.
윤 의원실은 “곽 의원은 고인의 죽음과 관련, 최초 신고자가 의원실 비서관이라는 이유로 윤 의원에게 상상하기조차 힘든 의혹을 덮어씌운다”며 “고인과 비서관, 윤 의원의 끈끈한 자매애를 모르고 하는 허언에 불과하다, 이들은 가족과 다름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윤 의원실은 “(의혹이 제기된 비서관은) 지난 6일 오후 (손씨와) 연락이 닿지 않아 모두 걱정했고, 최근 심적 상태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고인의 집을 찾아가 보자는 마음이 앞섰던 것”이라며 “(비서관이) 119에 신고했고, 고인의 죽음을 알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랜 세월 곁을 지킨 동지의 헌신을 모욕하지 말아달라”며 “사망 경위를 자세히 언급하며 터무니없는 의혹을 제기하는 것 자체가 고인 명예를 훼손하는것”이라고 비판했다. 윤 의원은 정의연 이사장 출신으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의 폭로 이후 각종 의혹의 중심에 선 인물이다.
앞서 곽 의원은 같은 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손씨가 사망 당일 자택 화장실에서 앉은 채로 발견됐으며 화장실 샤워기의 꼭지가 고정돼 있지 않아 있었다는 경찰의 공식 답변을 전하면서 “경험이나 상식상 본인 의지만으로 사망한다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곽 의원은 통합당 ‘위안부 할머니 피해 진상규명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을 맡고 있다.
그는 “경찰이 (손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결론을 내려놓고 제대로 조사하는지 의문”이라며 “사망 추정시각을 전후해 CC(폐쇄회로)TV에 찍힌 사람들이 누구인지, 그들에 대해서 조사했는지도 밝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곽 의원은 “정확한 사인이 무엇인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는 뜻”이라며 “어떻게 보면 문재인정부 의문사로 갈 수도 있지 않겠나”라고 되물었다.
곽 의원의 기자회견 이후 민주당과 정의당 등에선 곽 의원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잇따라 터져나왔다. 정의연도 성명을 내 “곽 의원의 기자회견과 보도자료 내용은 고인과 정의연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며 “패륜적 정치 공작을 멈추고 고인과 정의연에 정중히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정의연은 “고인은 쉼터에 대한 검찰 압수수색과 반인권적 취재 행태로 고통받다 돌아가셨다”며 “고인의 죽음 뒤에도 국회의원에 의해 허위사실 유포, 모욕과 명예훼손이 자행되고 있다는 사실에 참담하고 비통할 따름”이라고도 덧붙였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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