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011, 017 등 번호는 추억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앞서 SK텔레콤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제출한 2G 서비스 폐지 신청이 ‘3수’ 끝에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12일 과기정통부는 SK텔레콤이 신청한 ‘기간통신사업 일부 폐지’ 신청을 이용자 보호조건을 덧붙여 승인했다고 이날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2G망이 노후화되면서 고장이 늘어나는 등 장애 위험이 커져 이용자 보호 차원에서 더는 2G망을 운영할 이유가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태희 과기정통부 정책실장은 “기존 2G 이용자들이 추가 비용부담 없이 망 장애 위험이 적은 3G 이상 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필요한 조처를 했다”라며 “사업 폐지에 따른 이용자 피해를 최소화해 네트워크 환경을 안전하고 편리하게 고도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1996년부터 25년간 ‘011’ 번호로 대표되는 2G 서비스를 이어왔다. 하지만 고장이 잦고 대체 부품을 구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지난해 11월과 올 초 2G 서비스 종료를 신청했다.
하지만 과기정통부는 SK텔레콤에 ‘이용자 보호 방안을 더 마련하라’며 반려했고, 지난 3월 세 번째 신청한 끝에 승인을 받아냈다.
이번 과기정통부의 결정에 SK텔레콤은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이날 SK텔레콤은 “정부의 종료 승인에 따라 7월6일부터 2G 서비스를 순차적으로 종료할 계획”이라며 “2G 서비스가 제반 절차에 따라 마무리될 수 있도록 고객 안내 및 서비스 전환 지원 등 이용자 보호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또한 SK텔레콤은 “‘CDMA 신화’ 주역인 2G 서비스 종료를 계기로 5G 시대에 더욱 차별화된 통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SK텔레콤 2G 서비스 가입자들은 6월1일 기준으로 약 38만4000명으로, 순차적으로 3G 이상으로 전환해야 한다. 이는 SK텔레콤 전체 가입자의 약 1.21% 수준이다.
향후 SK텔레콤은 장비 노후화가 심각한 지역부터 단계적으로 2G 폐지를 진행할 계획이다. 단, 장비 철거 시 최소 20일 전부터 이용자들에게 작업 사실을 통지하게 된다.
2G 가입자들에게는 ‘30만원 단말구매 지원’에 ▲2년간 월 요금 1만원 할인 혜택 ▲2년간 이용요금제 70% 할인 중 한 가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
3G나 LTE로 바꿔도 기존에 쓰던 2G 요금제(뉴실버, 무료음성19 등 7종)를 동일하게 사용할 수도 있다. 이런 보호조치는 서비스 종료 후 2년간 유지된다.
만약 이용자가 011과 같은 ‘01X’ 번호를 그대로 쓰고 싶다면, 내년 6월까지 유지 가능하다.
그러나 같은 해 7월부터는 정부의 ‘010번호통합정책’에 따라 010 번호로 바꿔야 한다.
SK텔레콤은 고객이 대리점에 방문하지 않아도 전화만으로 3G 이상 서비스로 전환할 수 있도록 했다. 65세 이상과 장애인을 위해 SK텔레콤 직원이 직접 방문하는 서비스도 시행한다.
KT는 지난 2012년 2G 서비스를 종료했다. 이번에 삼수 끝에 SK텔레콤이 폐지 승인을 받으면서, 국내 이동통신 3사 중에서 LG유플러스만이 2G 서비스를 유지하게 됐다.
올해 4월 말 기준 LG유플러스의 2G 가입자는 47만5500명으로 전체 가입자의 3.3%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연합뉴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