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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창녕 아동학대’ 30대男 구속영장 신청키로

입력 : 2020-06-14 11:09:30 수정 : 2020-06-14 11: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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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혐의 인정하며 ‘선처 바란다’… 경찰 “정도 심한 학대는 부인”

경찰이 경남 창녕에서 9살 의붓딸을 잔혹하게 학대해 국민적 공분을 산 계부 A(35)씨에 대해 14일 중 구속영장을 신청키로 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혐의 일부를 시인하며 “죄송하고 선처를 바란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 창녕 아동학대 계부가 13일 오전 경남 창녕경찰서 별관 조사실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남 창녕경찰서는 전날(13일) 체포해 조사한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법원이 발부한 체포영장에 의해 경찰서로 강제 연행, 조사를 받은 A씨는 대부분 혐의를 부인했던 지난 4일 첫 소환조사 때와 달리 일부 혐의를 인정했다고 한다.

 

또 ‘정말 죄송하다’며 경찰에 선처를 구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장시간 이어진 조사에서 별다른 동요 없이 협조적 태도를 보였다”며 “일부 혐의는 인정했으나 정도가 심한 학대에 대해서는 부인했다”고 귀띔했다.

 

함께 학대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친모 B(27)씨는 지난 12일 응급 입원했던 기관에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해 경남도내 한 병원에서 정밀 진단을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계부 A씨, 그리고 친모 B씨와 함께 사는 9살 C양은 지난달 29일 창녕의 집에서 탈출해 잠옷 차림으로 한 도로를 뛰어가다 주민에 의해 발견됐다. 계부·친모는 동물처럼 쇠사슬로 목을 묶거나 불에 달궈진 쇠젓가락을 이용해 발등과 발바닥을 지지는 등 C양에게 고문 같은 학대를 자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이처럼 아동학대를 자행하고도 맘카페에 가입해 좋은 아내이자 엄마인 것처럼 행세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그는 아직 거제에 살던 지난해 12월 맘카페에 가입해 인사를 통해 “창녕으로 이사할 예정이고 임신 중이며 액티비티한 활동을 하는 게 취미”라며 “못해본 것도 많고, 놀 시간도 없어서 그런지 아직도 노는 거 좋아하는 철없는 엄마”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B씨 가족은 지난 1월 창녕으로 이사를 왔다.

지난달 29일 경남 창녕 집에서 친모와 계부의 학대를 피해 탈출한 C(9·오른쪽)양이 자신을 발견하고 도와준 주민이 편의점에서 사주는 먹거리를 건네받는 장면이 CCTV에 찍혔다. 연합뉴스

충격적인 것은 C양이 쇠사슬에 묶여 이틀간 지냈던 테라스에서 B씨가 다른 두 아이와 함께 비눗방울 놀이를 하는 사진이 맘카페에 게재된 점이다. B씨 명의로 된 100개 넘는 게시물 가운데 C양을 언급한 글은 단 1건뿐인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최근 맘카페 글에선 “며칠 전 첫째(C양)가 아주 큰 잘못을 저질렀다”며 “너무 화가 나 말도 안 하고 냉전 상태로 지냈는데 오늘 둘째·셋째가 ‘엄마, 언니 한 번만 용서해주세요’라고 해서 첫째를 용서해줬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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