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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총격에 또 흑인 숨져… 거세진 애틀랜타 항의시위

입력 : 2020-06-14 20:01:10 수정 : 2020-06-14 22:4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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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 측정과정에서 몸싸움 / 테이저건 뺏어 도망… 경찰 추격 / 테이저건 발사에 경찰 즉각 총격 / 성난 시위대 몰려 인근 매장 방화 / 서장 즉각 사임… 경찰관 2명 해고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시의 웬디스 매장 주변에서 13일(현지시간) 흑인 남성 레이샤드 브룩스(27)가 경찰의 총격에 숨지고 항의 시위가 벌어지면서, 웬디스 매장이 불길에 휩싸여 있다. 인근 간판에는 스프레이 페인트로 피해자 브룩스의 영면을 기원하는 글이 적혀 있다. 애틀랜타=AP연합뉴스

백인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사망한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건으로 미국 전역에서 19일째 항의 시위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백인 경찰의 총격에 흑인 청년이 숨지는 사건이 또 발생했다. 사건이 발생한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항의시위가 격렬해지면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CNN 등 언론 보도에 따르면 흑인 레이샤드 브룩스(27)는 12일(현지시간) 밤 조지아주 애틀랜타시에 있는 햄버거 체인점 웬디스 드라이브 스루에 자신의 승용차를 정차하고 있다가 깜박 잠이 들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브룩스가 현장에서 실시한 음주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하자 체포하려 했다. 브룩스는 경찰 2명과 몸싸움을 하면서 체포에 저항하다가 경찰의 테이저건(전기충격기)을 빼앗아 웬디스 주차장에서 도망가기 시작했다. 경찰관 2명이 차례로 그를 뒤쫓아 뛰어가고 있었고, 그가 앞서 달려오는 경찰관에게 테이저건을 발사하는 모습을 포착한 나머지 경찰이 즉각 총격을 가했다. 총을 맞은 브룩스는 인근 병원에서 수술을 받았으나 사망했다.

총격 순간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란타의 패스트푸드 식당 웬디스 인근에서 흑인 청년 레이샤드 브룩스(27)가 경찰의 체포에 저항해 몸싸움을 벌이다가(아래사진) 테이저건을 빼앗아 뒤따라오는 경찰을 향해 쏘는 모습. 브룩스는 테이저건을 쏨과 동시에 백인 경찰의 총에 맞아 숨졌다. 백인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사망한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장례식 사흘 만에 벌어진 일이다. 조지아주 수사국 트위터 캡쳐

웬디스의 CCTV와 목격자들이 촬영한 당시 영상이 공개된 후 시위대가 13일 사건 현장으로 몰려들었고, 격렬한 시위 과정에서 웬디스 햄버거 빌딩이 방화로 불에 탔다. 시위대는 한때 고속도로를 점거한 채 농성하면서 경찰과 대치하다가 철수했다. 이 사건의 책임을 지고 에리카 실즈 애틀랜타 경찰서장이 즉각 사임했고, 사건 현장에 있던 경찰관 2명은 해고됐다.

 

케이샤 랜스 보텀스 애틀랜타시장은 이날 사건 발생 현장 인근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실즈 서장이 스스로 물러났다고 밝혔다. 보텀스 시장은 “영상 화면을 봤을 때 경찰관이 치명적인 무기를 사용했던 게 정당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는 “과거 경찰의 총격 사건에 이번처럼 신속한 대응 조처가 나온 적이 거의 없었다”고 지적했다. 흑인 문화의 메카로 불리는 애틀랜타시에서는 플로이드 사망 사건 발생 직후 며칠 동안 방화, 기물 파괴 등의 폭력 시위가 벌어지다가 최근 평화 시위로 전환됐으나 브룩스 사망으로 다시 격렬한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한편, 플로이드 사건의 여파로 경찰 개혁 요구 목소리가 커지면서 미국 최대 규모의 경찰조직인 뉴욕경찰(NYPD)의 예산이 15% 삭감될 것이라고 미국 언론이 전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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