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느슨해진 부동산 규제의 고삐를 다시 잡아 쥔 가운데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경기지사도 “부동산 투기를 막아야 한다”며 한목소리를 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18일 전날 정부가 발표한 부동산 대책에 대해 “가만히 앉아 돈을 버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지지하는 입장을 밝혔다. 박 시장은 이날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부동산 규제는) 적절한 조치”라며 “부동산 가격이 앙등하거나 소수 투기(자)의 이익으로 이어지면 절대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부동산은 사고 팔아서 투기로 (이익을) 남기는 대상이 돼서는 절대 안 된다”며 “다른 사업을 통해서 돈을 버는 것은 얼마든지 용납하지만, 부동산으로 가만히 앉아서 돈을 버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줄곧 헌법상 ‘토지 공개념’에 따라 국민공유제, 공공임대주택 확대 등을 주장해왔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이날 언론 인터뷰를 통해 “불로소득이 부동산 투기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날 신동아 인터뷰에서 “우리나라는 부동산 불로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높다. 그것이 부동산 투기의 원인이 되지 않는가”라고 지적하며 “소모해서 가격이 떨어지는 자동차를 보유했다고 보유세가 연간 2% 정도 부과되는데, 영원히 존속하고 이익도 생기는 부동산에는 (세금을) 훨씬 낮게 낸다. 형평성에 전혀 맞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그는 “자동차는 서민도 대부분 갖고 있지만, 대규모 부동산은 부자가 갖고 있다”며 “지난 대선 때 이 얘기를 했지만 먹히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 지사는 부동산에서 세금을 걷어 ‘기본소득’으로 나눠줘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기본소득을 위한 국토보유세를 지방정부 차원에서 독자적으로 부과할 수 있게 해달라”고 촉구했다. 이 지사는 “원래 부동산세는 지방세이니 지방세기본법에 기본소득 지급을 위한 보유세를 부과하고, 세율은 지방정부가 정한다는 내용으로 입법이 되면 좋겠다”며 “그러면 경기도민들과 협의하고, 저와 경기도 의원들 책임 하에 시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나진희 기자 na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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