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역사회 집단감염이 수도권을 비롯해 수도권 밖으로 확산하며 상황이 심각해지자 문재인 대통령이 상황을 점검하고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회의를 소집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23일 제32회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안건심의에 앞서서 수도권 방역 대책회의를 개최한다. 이번 회의는 지난 3월 16일 서울시청에서 수도권 방역 대책회의를 주재한 지 약 석 달 만이다.
이날 회의에는 국무위원들이 참석하고, 수도권 방역 대책회의에는 국무회의 참석 멤버인 박원순 서울특별시장을 비롯해 박남춘 인천광역시장, 이재명 경기도지사 등이 참석한다.
이 자리에서는 코로나19 수도권 집단감염 대응상황에 대해 토의가 이뤄진다.
문 대통령은 23일 국무회의에 앞서 수도권 방역 대책회의를 주재하고 현재 상황을 점검, 부처와 지자체의 방역대책을 당부하면서 국민에게도 재차 협조를 당부할 전망이다.
한편 박원순 시장이 한 달 후 우리나라의 코로나19 신규확진자가 하루에 800여명에 이를 수도 있다는 감염병 전문가들의 우려를 전하면서 방역 대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22일 서울시청에서 브리핑을 열어 이런 내용을 밝혔다.
그는 "4월 30일부터 6월 11일까지 전국의 평균 R값 1.79로 급격히 증가한 상황"이라며 이런 상태가 유지된다면 한 달 후 하루 확진자수가 800여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다고 설명했다.
'R값'이란 환자 1명이 추가로 감염시키는 다른 환자의 수를 계산한 수치로, '감염재생산지수' 등으로 불린다.
박 시장은 "이대로라면 지금이 2차 대유행 한 달 전이라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만약 (2차 대유행이 발생해) 여름철이든 또 가을철이든 아니면 겨울철 독감유행과 겹칠 경우 지금의 의료방역체계가 붕괴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박 시장은 상황이 지금보다 악화할 경우 '사회적 거리두기'로 돌아갈 것이라고 밝히며 이에 해당하는 조건을 제시했다.
그는 "오늘 이후 서울시에서 3일간 일일평균 신규 확진자 수가 30명을 넘어서거나 병상가동률이 70%에 도달하는 등 공공의료체계에 부담이 될 정도에 이르면 종전의 사회적 거리두기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은 생활 속 거리두기지만, 지금부터 시민 여러분께서는 사실상 사회적 거리두기에 준하는 경각심과 자제심을 가져주시길 당부드린다"고 호소했다.
그는 "거듭 말씀드린다. 지금보다 상황이 조금 더 악화할 경우 서울시는 선제적으로 전면적인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물론 당장 서울시가 홀로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돌아가는 것은 큰 효과를 보기는 어렵다"며 이를 당장 시행하지는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서울시가) 정부는 물론, 경기, 인천과도 긴밀히 협의하면서 상황을 예의주시하겠다. 또한 학교의 등교개학도 중요한 부분이므로 교육부 및 교육청과도 긴밀히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또 감염병 대응 연구와 추적관리 역량 강화를 위해 서울시가 7월에 역학조사실과 방역관리팀, 감염병연구센터를 신설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시장은 브리핑에서 "지난주에 유흥시설 집합금지를 풀고 집합제한으로 완화한 것은 방역 강화에 어긋나는 방향 아니냐"는 질문이 나오자 "유흥시설을 집합제한으로 바꾼 것은 사실은 방역수칙을 훨씬 더 강화해서 적용한 것"이라며 "실질적으로 보면 완화했다고 보기 어려울 정도의 조처를 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면적당 인원 제한, 사전예약제 등 강화된 11가지 방역수칙을 적용하고 생활방역사 300명을 투입해서 실시간으로 체크하고 있으므로. 현실적으론 강화됐다고 볼 수 있다"며 "새로운 징후가 나타나는 경우에는 다시 집합금지 명령을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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